한미FTA , 거짓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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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주장]교육개방 추친하려던 건 '한국정부'
번호 1288 분류   조회/추천 562  
글쓴이 범국본    
작성일 2006년 06월 20일 12시 51분 54초
 

이미 교육개방을 추진하려는 건 미국정부이기에 앞서 한국정부라고 누차 밝힌 바가 있다. 1차 협상을 마친 우리 정부는 미국이 교육 부문 개방에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며 시민운동진영이 과도한 억측을 했다고 말하고 있다. 관련 국정브리핑 기사의 첫머리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관련해 일각에서 문제 제기한 교육 및 의료서비스의 개방 우려는 기우임이 확인됐다”라고 시작한다.


다시 한번 분명히 말하건대 한미FTA를 통해 고등교육 부문을 개방하고, 영리법인까지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건 우리나라의 한미FTA 추진자들이었다. 일각에서 우려하며 문제제기한 것이 아니라 우리 정부가 주장했던 것이다. 이제 와서 마치 자신들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는 듯이 나오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다.


이준규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미주팀장은 "자유무역협정에서 서비스 부문은 다 개방하되, 개방하지 않는 부분을 정하는 '네거티브 방식'으로 협상을 체결하는 것이 원칙이다 ... 초·중등 교육 분야는 제외하고 고등교육에 있어서는 영리법인까지 개방이 이루어질 것이다"라고 말했었다.


김종훈 수석대표는 “FTA가 체결되면 교육과 의료부문 시장이 개방되는 것은 사실 ... 그러나 초·중·고 교육 등 의무교육 대상 분야와 국민건강보험 등 국민 개(皆)보험 관련 분야는 개방 대상에서 제외될 것으로 보인다 ... 따라서 이들 분야를 제외한 대학 및 성인관련 교육 부문과 국민 개보험 분야를 제외한 의료시장은 개방과 협상의 대상이 된다”고 말했다.


정부가 고등교육부문 개방을 기정사실화했고 운동진영은 거기에 반발했을 뿐이다. 정부는 미국에겐 그럴 의도가 없다며 마치 자신들은 제3자라는 듯이 발을 빼려고 하는데 고등교육개방, 고등교육시장화의 책임주체는 누차 지적했듯이 미국정부가 아니라 한국정부다.


국정브리핑의 관련기사는 “이는 한미 FTA 체결 이후 교육과 의료시장이 개방돼 공공성이 훼손될 것이라는 한미 FTA 반대론자 측의 주장을 무색케 하는 대목이다. 특히 미국 측의 이 같은 반응은 초·중등 교육 분야 뿐 아니라 대학 이상의 고등교육 분야까지 포괄해 관심이 없다는 입장이어서 더욱 그렇다. 사실 미국 측의 이 같은 입장은 그다지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한미FTA 반대론자들이 아니라 한미FTA 추진자들의 주장을 무색케 한다고 써야 맞다. 한미FTA로 고등교육부문을 개방, 시장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건 그들이었기 때문이다.


둘째, 인용문 말미에 “사실 미국 측의 이 같은 입장은 그다지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라는 부문을 보면 우리 정부는 미국 대학들이 한국에 그다지 관심이 없다는 것을 진작부터 알고 있었던 듯하다. 그러면 왜 한미FTA 협상과정에서 고등교육부문을 개방해야 한다고 주장했었는지 의문이 생긴다. 우리 정부는 한미FTA를 이용해 한국 사회를 최대한 시장화하려는 것이 아닌가? 한국 정부는 미국이 원하는 것 이상으로 자본의 요구를 자국에 관철시키려는 것 아닌가?


셋째, 미국의 일류대가 한국에 올 생각이 없고, 미국이 당장 한국 교육시장에 관심을 안 보인다 해도 한미FTA로 한국 고등교육이 공공의 이해로부터 멀어지는 것은 정해진 수순이다. 국립대 법인화 등 우리 정부 스스로도 고등교육 부문을 시장화하려 하지만, 한미FTA로 국가가 퇴각하고 투자자의 자율성이 커지면 어차피 학교법인의 자율성도 커질 수밖에 없다. 학교법인의 자율성확대와 교육공공성 파괴는 정비례 관계에 있다. 공공의 규제로부터 자유로워진 학교법인들이 시장에서 합리적으로 행동하면, 즉 자신들의 이익을 추구하기 시작하면 그들에게 이익을 줄 수 없는 가난한 집 아이들은 상위서열대학들부터 순서대로 배제될 것이다.


벌써부터 사학재단측은 한미FTA를 대비해 사학법을 재개정해 학교법인에 보다 큰 자율성을 부여해야 한다고 나서고 있다. 이것이 한미FTA의 기본적인 구조다. 자본과 기득권에 보다 큰 자율성을 부여해 이익추구의 제약을 없애주는 것 말이다. 학교법인이 설사 영리추구를 못하게 된다 하더라도 그들은 또 다른 이익, 바로 명성과 고위 서열을 탐할 것이기 때문에 한미FTA로 자율성이 신장되면 대학서열체제와 입시파행은 더 심화될 것이라고 이미 주장한 바가 있다.


우리 정부는 마치 시민단체가 한미FTA 조약 때문에 당장 미국사람들이 우리 교육을 점령한다고 주장한 것처럼 여론을 호도하는데, 정부는 미국에게만이 아니라 자국민에게도 보다 귀를 열 필요가 있다. 누가 그런 유치한 주장을 한단 말인가. 한미FTA와 상관없이 우리 정부가 교육 시장화를 획책하고 있고, 또 한미FTA는 미국 정부나 한국 정부의 의도와 상관없이 투자자권익확대라는 그 자체의 논리로 교육파행을 심화시킬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초중등 부문 역시 한미FTA와 상관없이 우리 정부 스스로가 자유화, 시장화하고 있음을 지적하는 것이지 한미FTA로 초중등 부문이 시장화한다고 주장하지 않는다. 단지 한미FTA의 시장화 기조는 기왕의 시장화 흐름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우려하는 것이다.


초중등 교육이 미국에 의해 좌지우지될 수도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한미FTA로 초중등 부문이 개방될 것이라고 말하는 게 아니다. 테스팅서비스가 들어오고 한미FTA로 보다 자율성이 신장된 고등교육부문 학교법인들이 미국의 테스팅서비스 점수를 입시의 한 요소로 적용한다면 그 순간 우리 초중등교육은 무너진다는 것이다. 거대한 사교육시장도 등장할 것이고 대학서열과 입시생 집안 재산서열은 보다 분명하게 일치될 것이 뻔하다.


진정한 한미FTA 협상의 전선은 한국정부와 한국국민 사이에 놓여 있다. 한미FTA를 통해 교육개방까지 쟁취하려는 정부와 끝까지 교육공공성을 지켜야 하는 국민 사이의 이해충돌에서 미국 정부는 오히려 제3자다. 한국정부가 교육공공성을 지키겠다는 의지를 처음부터 확고히 했으면 교육개방반대같은 운동 구호는 애초에 나오지도 않았다.


교육개방에 관한 미국의 의사를 전하며 안도할 것이 아니라 어떤 압력에 부닥쳐도 교육공공성을 반드시 지키겠다고 국민을 안심시켜주는 것이 정부의 할 일이다. 그런데 우리 정부는 한미FTA 반대진영을 유치한 과대망상증 환자들처럼 호도하며 자신들 입장을 합리화하기에만 급급하다. 바로 이런 식이어서 더욱 우리 정부를 믿을 수 없고, 한미FTA 추진에 찬성할 수 없는 것이다. 정부는 자국민을 이기려 하지 말고 낮은 자세로 자국민의 주장에 좀 더 성실히 귀를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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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오마이뉴스에 실린 '하재근' 님의 주장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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