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은 한미FTA 장례식 참가자는 물론 주변의 시민들과 기자들을 막론하고 폭력을 행사했다. ⓒ민중의소리 김철수 기자
△문경식 전농 의장이 경찰에 의해 가격당하고 경찰청장 사과와 담당 경찰서장 사퇴를 요구하며 항의하고 있다. ⓒ민중의소리 김철수 기자
<23신 13일 오후 4시> 경찰, 참가자ㆍ기자 가릴 것 없이 폭행..행사장 아수라장 문경식 전농 의장 부상...병원 입원
△한미FTA 장례식. ⓒ민중의소리 김철수 기자
"니미랄 것 한미FTA 확 조져버려야"
횡성댁의 입담은 상여를 멘 참가자들의 힘을 북돋기에 충분했다. 횡성댁이 꽃상여가 아닌 돈 상여를 만들자며 노잣돈을 거론하자 참가자들은 앞 다투어 만 원짜리를 상여에 꽂으면서 “노잣돈이 듬뿍 모아져야 한미FTA를 확 보내버리지”하며 힘껏 결의를 다졌다.
경찰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한다며 동대입구역 앞 도로를 차량으로 완전히 차단한 채 시위대의 신라호텔 접근을 막아 참가자들은 신라호텔이 내다보이는 곳에서 행진을 중단하고 정리집회를 진행했다.
한미FTA 저지를 위한 전북도민운동본부 상임대표 이강실 씨는 “멕시코의 경우 12년이 지난 지금 NAFTA에 동의한 국회의원들의 태반이 뒤늦은 반대를 하고 있다”며 “한미FTA 협상 후에 재협상을 하는 것은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라고 주장했다.
이후 정리집회는 농민대표자들의 ‘한미FTA는 전체농민의 생존권에 직접적인 위협을 가하기에 농민들이 앞장서서 막아나서야 한다’는 취지의 결의발언으로 진행됐다. 이어 집회는 상여를 불태우는 상징의식을 끝으로 경찰과 시위대간의 별다른 충돌없이 마무리되는 듯 했다.
경찰, 기자 농민 시민들을 마구잡이로 폭행...문경식 전농의장도 부상
하지만 상여에 불이 채 다 타들어 가기도 전에 동대입구역 주변에서 대기 중이던 1001중대 경찰병력이 방패를 앞세우며 시위대 쪽으로 몰려나오면서 정리집회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한미FTA 장례식은 평화롭게 진행됐으나 상여를 태우자 경찰이 갑자기 참가자들을 폭행하기 시작했다. ⓒ민중의소리 김철수 기자
△소화기를 뿌리며 참가자들을 몰아붙이는 경찰. ⓒ민중의소리 김철수 기자
이들은 불을 끈다는 명목으로 주변의 시민과 기자,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닥치는 대로 소화기를 뿌리며 난동 수준의 폭력을 행사하기 시작했다.
평화적 시위를 줄곧 해온 시위대였지만 정부에 대한 불만이 높은 농민들에게는 경찰의 이 같은 행동은 분노의 기폭제나 다름없었다.
경찰 저지선과 상여 사이에는 농민 대표자들과 취재기자들이 같이 있었으며 인도 쪽으로는 정리집회를 구경하는 시민들이 있었다. 경찰은 불을 끄기 위한 목적이 아닌 진압 차원에서 경찰이 아닌 모든 사람들에게 소화기를 뿌린 뒤 마구잡이로 방패를 휘둘렀다.
와중에 문경식 전농의장은 경찰들과 농민들을 중재하며 “이제 상황이 정리됐으니 그만 해 달라”고 경찰 측에 요청했으나 한 경찰이 “너는 뭐냐”며 방패로 얼굴을 가격했다. 경찰과 농민들의 충돌이 진정되려는 찰라 벌어진 이 같은 일로 현장 상황은 더욱 험악한 분위기가 조성됐다.
이 같은 사태에 대해 시민들과 농민들은 경찰들에게 거세게 항의했고 경찰들은 산발적으로 시위대 앞에서 물러났다.
이어 문경식 전농의장은 경찰의 폭력사태와 관련해 즉석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경찰청장의 사과와 관할 경찰서장의 사퇴”를 정식으로 요구했다. 문경식 의장의 즉석 기자회견을 끝으로 행사참가자들은 자진 해산했으며, 문 의장은 뇌진탕 증상이 나타나 녹색병원에 입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농민들의 행사에 취재를 하러 나선 현장 취재기자들은, 언론노조 조합원인 듯, ‘한미FTA 반대’ 리본을 가슴에 부착하고 취재했다. / 윤보중 기자
△경찰이 방패로 참가자의 얼굴을 가격하고 있다. ⓒ민중의소리 김철수 기자
ⓒ민중의소리 김철수 기자
<22신 13일 오후 1시 25분> 참가자들 상여 되찾아...한미FTA 장례식
참가자들은 경찰이 상여를 불법적으로 탈취한지 40여분만에 상여를 되찾았으며, 이에 따라 한미FTA 장례식이 다시 시작됐다.
경찰이 탈취한 상여를 농민들이 되찾는 과정을 지켜보던 시민들은 경찰이 상여를 가져간 이유를 납득 못 하겠다며 다소 의아한 반응을 보였다.
△한미FTA 장례식이 빗속에서 진행되고 있다. ⓒ민중의소리 김철수 기자
농사짓는 예술인으로 알려진 일명 ‘횡성댁’이 상여소리를 시작하자 삼삼오오 모여든 시민들은 재미있다는 표정이다. 상여의 생김새, 상여복 등에 대해 이야기하거나 ‘노래를 잘 한다’, ‘저 사람이 누구냐’며 높은 관심을 보였다.
농민들과 함께 자리에 참석한 강기갑 의원은 “미국, 홍콩, 멕시코에서도 상여를 가지고 행사하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었는데 유독 우리나라에서만 농민들이 상여를 메면 탈취해 왔다”면서 격분했다.
강기갑 의원은 “경찰서장과 면담을 요구한 상태”라고 밝힌 뒤 “국민들에게 중대한 사안이고 민감한 사안일수록 경찰이 원칙을 가지고 대응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며 경찰측의 상여탈취에 유감을 표했다.
을지로 5가에서 출발한 상여는 청계5가를 지나 신라호텔 방향으로 평화롭게 행진하고 있다. 기자가 만난 시민들은 대부분 한미FTA에 당연히 반대해야 하고 같이 하고 싶지만 함께 하지 못해 미안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편, 이 날 KBS 방송 기자들은 농민들의 항의를 받기도 했다. KBS 기자들은 농민들이 을지로 5가를 점거하자 현장에서 시민들의 불편을 취재해 농민들의 원성을 샀다.
일부 농민들은 “농촌에 있는 병원을 가 보아라, 농약 먹고 자살 하는 사람들이 넘쳐난다. 그런 것은 보도하지도 않으면서 10분 동안 길이 막힌 것은 큰 일인냥 보도하는 것이냐”며 “반성하라”고 외쳤다. / 윤보중 기자
<21신 13일 오후 12시 45분> 경찰 한미FTA 장례행사 차량 강제견인, 참가자 억류
13일 오전 10시부터 을지로 훈련원에서 진행될 예정이던 ‘한미 FTA 장례식’이 또다시 경찰의 방해로 행사 시작에 차질을 빚고 있다.
행사참가자들에 의하면 경찰 측은 범국본 측에 별다른 통보 없이 장례식 행사장으로 오는 상여차량을 막은 뒤 모처로 견인해 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와중에 상여차량에 탑승하고 있던 행사참가자 3명이 경찰에 의해 억류됐으며, 현재까지 연락이 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아, 경찰 측에서 이들의 연락을 통제하고 있는 것으로 범국본은 파악하고 있다.
이에 참가자들은 12시부터 진행 예정이던 평화행진을 진행, “상여를 되찾기 전에 일어서지 않겠다”며 현재 을지로 5가 교차로를 점거하며 연좌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이와 관련해 범국본 관계자들은 “오늘 행사는 상여를 선두로 해서 시민들에게 한미 FTA에 대한 우리의 생각을 전달하기 위한 평화적 행진행사로 계획되고 있었다”며 “경찰이 행사를 폭력시위로 변질시키기 위해서 의도적으로 우리를 자극하며 충돌을 야기 시키는 것으로 보인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4일차. 한미FTA 저지 투쟁이 4일째를 맞이하고 있다. ⓒ민중의소리 김철수 기자
한편 이날 장례식 행사에는 농민을 주축으로 노동자·학생·영화인 등 5백여 명이 집결했다.
행사의 연대인사에 나선 김종규 언론노조 수석부위원장은 “언론노조의 총파업이 시작됐다”며 “한미 FTA 저지 투쟁에 함께 연대해 나가겠다”는 결의를 밝히기도 했다.
김종규 수석은 이날 12일 범국민대회의 취지와 의의를 올바르게 전달하지 못한 언론보도의 행위를 사과한 뒤 “향후 언론노조가 방송과 신문의 왜곡보도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PD 수첩 방송프로그램과 같은 FTA의 진실을 알려내는 후속 프로그램이 제작 중에 있다고도 행사 참가자들에게 전했다.
한농연 서정희 의장도 이날 행사에서 “1997년 IMF로 중산층이 붕괴되었고 2007년에는 한국경제가 완전히 미국의 패권주의에 희생양이 될 것이다”며 “국민의 50%가 반대함에도 불구하고 한미FTA를 무작정 진행하는 노무현 정부에 말로는 비참할 것”이라 경고하기도 했다.
현재 행사장에는 노동자·여성농민 등 각계각층 인사들의 규탄발언으로 참가자들의 결의를 다지는 시간을 가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