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눈을 감고 싶었다. 그렇게 2주가 넘는 시간이 지나갔다. 다 함께 투쟁하는데 왜 또 딴지냐 라는 소리를 듣기가 지겨웠다. “너 그 상황 알고 있었으면서 왜 문제제기 안 했냐“라는 목소리들이 귓가를 맴돌았지만 지쳤다고 할까. 제기해도 변하지 않는 상황이 답답해서랄까. 그래서 그냥 넘어가려고 했다. 그러나 또 한 번 제기하기로 마음먹었다. 왜냐면 이 문제를 공식적으로 제기하고 나선 용감한 동지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공공연맹 여성위원회는 지난 22일, 민주노총에 한 장의 공문을 보냈다. 공문의 제목은 ‘전국노동자대회 전야제의 반여성적 상황극에 대한 입장 통보’였다. 이 한 장의 공문은 그냥 눈 감고 지나치려던 기자의 눈을 뜨게 만들었으며, 다시 용기를 내서 글을 쓸 수 있도록 했다.
호랑이의 등장
문제는 전야제 2부에서 진행된 한미FTA 관련 극이 공연되는 중에 발생했다. 2부의 주제는 한미FTA가 민중들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공연과 발언이 이어졌다. 이 때 진행된 극의 주인공은 학생, 농민, 노동자였다. 이들은 함께 어우러지면서 자신들의 삶에 한미FTA가 어떤 영향을 미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