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의 분야별 협상전략, 일부 유출돼
그 동안 한국 정부는 협상테이블에서 불리해진다는 이유로 구체적인 협상전략을 공개하지 않았는데 지난 2월 16일에 열린 제6차 대외경제위원회에서 노무현 대통령에게 보고한 ‘한미FTA 분야별 영향 및 대응방안’의 일부 내용을 <연합뉴스>가 입수해 2일자로 보도했다.
기사들을 종합해 보면 다음과 같다.
우선 자동차 세제는 단순화 하고, 상업적 주재(지점, 자회사 설립)를 통한 금융시장 개방은 과감히 추진하되 국경간 거래는 신중하게 접근한다는 것이다. 한국에 없는 신종 파생상품 등을 파는 신금융 서비스의 경우 미․싱가포르 FTA 사례를 준용할 것이라는 내용도 담겨있다.
교육시장의 경우 정부는 경제자유구역과 제주도에는 영리와 비영리를 막론하고 미국교육기관이 들어올 수 있도록 허용하고, 이를 제외한 다른 지역에서도 비영리인 경우에 한해 미국 교육기관의 진출을 허용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간통신 사업자인 KT의 지분에 대한 외국인 소유제한도 완화하는 방향으로 협상한다는 방침이다. 또, 의약품 가격산정과 관련해 산정된 약가에 대한 이의 신청을 허용할 계획이다.
방송과 관련해서 한국방송광고공사(KOBACO)의 방송광고 판매 독점 문제는 공․민영 방송을 분리해 제한적인 경쟁체제를 도입하는 방식으로 대응한다는 내용이 담겨져 있다.
○ 인민무역협정(PAT) 출범 시험 무대에
FTA와는 그 출발부터 다른 PAT가 과연 성공할 것인가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29일 출범하고 쿠바, 베네수엘라, 볼리비아가 참여한 PAT는 남미 민중의 생존권에 초점을 둔다는 점에서 미국 주도의 세계화 및 자유무역과는 궤를 달리하고 있다.
1년 전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피델 카스트로 쿠바 지도자가 만든 ‘미주대륙을 위한 볼리바르 대안(ALBA)'의 확대판이라고 할 수 있는 PAT는 베네수엘라와 볼리비아의 천연자원을 남미 무역질서 재편의 원동력으로 삼고 있다. PAT는 예를 들어 쿠바가 하루 9만 배럴의 베네수엘라 석유를 제공받고 대신 3만 명의 의사 및 전문직 노동력, 농업 생산품으로 현물 결제하는 것, 베네수엘라가 볼리비아에 석유 및 1억 3천만 달러의 기금을 제공하고, 대신 미국과 콜럼비아의 FTA의 판로를 잃은 볼리비아산 콩을 전량 구매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민중적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는 프로젝트가 성공할 것인지를 계속 지켜보아야 할 것이다.
○국책연구원 내부에서도 한미FTA 문제제기
국책연구원 내부에서도 한미FTA에 대한 문제제기가 이어지고 있다. 문제제기의 맥락은 대략 두 가지 정도로 볼 수 있다.
하나는 4일 한국문화관광정책연구원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한미FTA와 문화산업 대응방안 보고서’로 “취약산업에 대한 보완 로드맵을 조속히 마련, 준비된 협상이라는 인식 확산이 필요하다”는 제안의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보고서는 “FTA협상과 병행하여 우선 추진할 수 있는 취약산업 보완책을 제시하여 반대여론을 완화시켜야 한다”며 조언하고 있다. 이 것은 정부의 문화관련 취약산업 보완책 및 로드맵이 아직 마련되지 않은 상태라는 사실을 간접적으로 시인 한 것으로 오래전부터 준비해 왔다는 정부의 입장과 배치된다.
한국문화광광정책연구원 홈페이지의 보고서가 정부의 졸속적 추진에 대한 문제제기라고 한다면,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내부에서 흘러나온 문제제기는 한미FTA의 선후차에 대한 문제제기로 읽힌다. 4일 한신대 사회과학연구소가 주최한 토론회에서 대외경제연구원, 산업연구원들이 “경제통합이라는 실현가능성이 떨어지는 목표를 전격적으로 달성하겠다는 것”이 문제이며 “외교안보적 시각없이 통상현안으로만 인식하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논의과정에서 국회나 시민사회 등을 외면하는 “비민주적 비효율적 추진체계”의 문제도 지적했다. 이 연구원들은 한미FTA를 장기과제로 돌리고, 동북아 지역내 자유무역협정을 먼저 진행하는 것을 지지하는 것으로 보인다.
○노무현 대통령의 3가지 주문
노무현 대통령이 7일 몽골, 아제르바이잔, 아랍에미리트연합 등 3개국 순방을 떠나며 청와대 수석 보좌관들에게 세 가지 당부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현안인 평택미군기지이전 반대시위, KTX 승무원 점거농성, 한미FTA 반대 시위가 그 세 가지인데, 이 현안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 대처할 것”을 지시 한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한미FTA 원정투쟁과 관련해 “보편적 세계화 반대시위도 아니고 양자협상을 하는데 상대국에 가서 반대 시위를 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봐야 하냐”며 “상대국의 법과 국민정서를 해치는 불법행위는 중대한 외교문제로서 결코 해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못 박았다.
평택 미군기지 이전에 반대하는 투쟁에 대해서도 “평화적 시위는 보장하되 불법시위와 폭력행위에 대해서는 결코 용납하지 말고 법과 원칙에 따라 엄격히 대처”하라고 주문했으며, KTX 승무원 노동자들의 점거 농성에 대해서도 “선거국면을 악용하는 법질서 문란행위에 대해 강력히 원칙에 따라 대응해야 한다”고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