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2007년 04월 22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타결 이후 예상되는 기대이익이 당초 타결 이전에 전망됐던 기대이익보다 훨씬 적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또 한·미 FTA가 발효되면 다국적 기업의 시장지배력 남용과 국제 담합행위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22일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에 따르면 한·미 FTA가 타결되기 이전인 지난해 3월 정부와 국책연구기관들은 한·미FTA 체결로 인한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장기적으로 7.21%(326억달러)나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한·미 FTA가 타결된 이후에는 GDP 증가율이 당초 예상됐던 수준보다 낮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또 정부는 한·미 FTA가 체결되면 고용은 3.10%(51만8000명), 후생수준은 6.61%(263억달러)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이보다는 낮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당초 KIEP는 제조업은 완전 개방하고, 농산물은 쌀을 제외한 관세율을 현재보다 80% 감축하며, 서비스 교역장벽도 20%가량 완화하는 것을 전제로 한·미 FTA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예상했다.
그러나 실제 한·미 FTA 협상결과 공공서비스가 양허(개방)대상에서 제외되는 등 서비스 개방폭이 전반적으로 크지 않아 GDP 증가율이 예상보다 낮아지고, 고용과 후생수준도 기대 수준에 못미칠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고용창출 규모는 생산성 증대효과를 빼면 10만4000명에 그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제조업 실익도 적어=산업연구원(KIET)은 지난해 11월 자동차부문의 관세 완전철폐를 전제로 한·미 FTA 발효 첫 해에만 수출이 8억6000만달러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최근에는 협정 발효후 10년간 평균 대미 수출 증가액이 8억1300만달러, 수입 증가액은 7200만달러로 7억4100만달러의 추가 무역흑자가 발생하는 데 그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섬유도 당초에는 FTA 발효 첫 해에만 대미수출이 2억6600만달러 늘어날 것으로 추산됐지만 최근에는 10년간 연평균 1억8300만달러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됐다. 일반기계와 화학분야는 대미 수출보다 수입이 더 크게 늘어 무역수지가 악화될 것으로 예상됐으며, 철강제품은 대미 수출과 수입이 연평균 200만달러씩 늘어 실익이 없을 것으로 분석됐다.
◇다국적 기업에 의한 시장혼란 우려=이동규 공정거래위원회 사무처장은 지난 20일 직원 워크숍에서 “한·미 FTA로 대형 다국적기업이 국내시장에 진입하면서 새로운 유형의 지배력 남용행위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시장개방이후 국내외 기업간 국제담합이 늘거나 경쟁압력을 회피하기 위한 국내 기업들의 담합사례도 증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사무처장은 또 “유통망을 장악한 국내기업이 외국기업의 시장접근을 방해하는 등 개방효과를 반감시키는 위반사례도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그는 “시장개방으로 외국기업의 국내 직접투자(FDI)가 확대되면 국내시장에서 기업결합 건수도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성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