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정부와 석달여만에 오늘부터 10차 협상
쇠고기 수입·자동차 세제 미국수준 요구할듯

한-캐나다 FTA에서 캐나다의 주요 쟁점 요구안 변경 사항
캐나다가 석 달 남짓 만에 재개하는 한-캐나다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에서, 국내 쇠고기 시장 개방 등 한-미 협상에서 타결된 내용을 새 요구안으로 내놓을 예정이다. 두 나라 협상단은 23일부터 서울 신라호텔에서 나흘 일정으로 10차 협상을 벌인다.
22일 이름을 밝히지 말 것을 요청한 한-캐나다 자유무역협정 협상단 관계자는 “캐나다가 광우병 파동으로 수입 중단 조처가 내려진 자국산 쇠고기의 조속한 수입 재개를 이번 협상에서 다루겠다고 통보해 왔다”며 “최근 타결된 한-미 자유무역협정 협상이 우리 쪽을 압박하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밝혔다. 한-캐나다 10차 협상은 애초 지난 3월에 열릴 예정이었으나, 캐나다 쪽에서 한-미 협상을 지켜본 뒤 진행하자고 해 한 달 가량 연기된 바 있다.
한-캐나다 협상에서 쇠고기 수입 재개 문제는 미국과 마찬가지로 정식 의제가 될 수 없다. 그러나 박창용 농림부 자유무역협정과장은 “축산물의 위생검역을 완화하고 사육지가 아닌 도축국 기준으로 원산지를 인정해 달라는 등 캐나다의 요구가 미국과 똑같다”며 “이번 10차 협상에서 ‘미국한테는 이만큼 양보해 놓고 왜 캐나다한테는 이것만 양보하려 하느냐’는 식으로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위생검역 분야 협상에서 캐나다산 쇠고기의 수입 재개 문제가 다뤄질 가능성이 높다.
캐나다는 지난 2월 초에도 앨버타 지역에서 광우병 소가 발견됐다. 하지만 지난달 11일 미국과 함께 국제수역사무국(OIE)으로부터 ‘광우병 위험 통제국’ 예비판정을 받고 5월 총회의 최종 판정을 기다리고 있다. 한국은 캐나다로부터 2001년부터 쇠고기를 수입했으나 2003년 말 광우병 때문에 수입중단 조처를 내린 바 있다.
다른 분야에서도 캐나다의 압박 수위가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한-캐나다 교역구조가 한-미와 유사한데다, 통상외교에서 미국과 맞수 의식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한-캐나다 협상의 서비스 분과장을 맡고 있는 장재형 재정경제부 국제경제과장은 “캐나다로서는 미국보다 못한 협상을 하면 나중에 의회 비준과정에서 문제가 있을 수 있다”며 “한-캐나다 협정이 한-미 협정과 똑같이 될 수는 없지만 기준점을 삼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산업자원부 자유무역협정팀 신정훈 사무관은 “앞으로 캐나다는 물론 유럽연합(EU)도 한국과 협상을 하면서 한-미 협정을 벤치마킹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캐나다 자유무역협정 협상은 한-미보다 1년 이른 2005년 7월부터 시작됐다. 정부는 캐나다의 경우 미국의 무역촉진권한 같은 제도가 없어 협상 시한을 둘 필요는 없지만, 올해 말까지 협상을 마무리한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있다.
송창석 기자 number3@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