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2007년 04월24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국내 기업들의 신규 고용에 미치는 영향은 극히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의 91%와 중소기업의 69%가 양국간에 FTA가 체결돼도 채용을 늘릴 계획이 없다고 밝힌 때문이다.
인사·취업 전문기업 인크루트는 24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가진 ‘한·미 FTA 이후 일자리 변화와 대응전략’ 심포지엄에서 업종별 매출 10위권의 130개 주요 대기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사 대상 기업의 91.3%(94개사)가 양국간에 FTA가 체결돼도 채용규모에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반면 채용을 늘릴 것이라고 응답한 기업은 8개사(7.8%)에 그쳤고, 줄이겠다는 곳은 1개사(1.0%)였다.
업종별로 수혜업종으로 분류되는 자동차, 기타제조, 유통무역, 물류운수 업종도 ‘영향 없다’고 응답했다. 건설, 금융, 기계·철강·조선·중공업, 정보통신 업종 역시 채용을 늘리거나 줄이겠다는 의견이 없었다.
반면 대표적 피해업종으로 평가된 제약업종은 50%가 채용을 늘리겠다고 답했다. 전기전자(25.0%), 석유화학(14.3%), 식음료(12.5%) 등 일부 기업도 채용을 늘릴 방침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 종업원수 300명 미만 중소기업 235개를 설문조사한 결과, 69.4%인 163개사가 한·미 FTA로 채용규모에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채용을 확대할 것이란 응답은 25.5%로 대기업보다 약 18%포인트 높았다.
인크루트 이광석 대표는 “한·미 FTA가 이미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해 온 대기업의 신규 고용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전망”이라며 “다만 인력장벽이 사라지면서 미국기업이 국내에 진출해 국내인력을 채용하는 등 장기적으로는 고용이 증가할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노동연구원 김승택 연구위원은 “규모의 경제를 누릴 경쟁력 있는 기업은 고용을 늘리거나 근로조건이 향상되겠지만, 경쟁력이 낮은 기업은 구조조정 과정에서 축소, 퇴출되면서 실직자 증가와 근로조건 하락 등 부작용이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병역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