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상윤 공공연맹 정책위원장
※본 글은 “브레이크 없는 한미 FTA! 공공서비스 부문의 대응방안” 웍크샵에 제출될 내용입니다.
1. 시작하며
미 국 시애틀에서 개최된 3차 협상(9.6-9)이 끝났다. 예상과 달리(?) 협상에 진전이 없었던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뒤이어 개최된 한미정상회담에서도 3차까지의 협상결과를 바탕으로 ‘정치적 결단’이 예상되었으나 보도에 의하면 구체적인 합의는 없었던 것으로 전한다. 정부(외교통상부)도 국회에 보고한 자료에서 ‘주요 쟁점에 대해서는 양측 모두 기존 입장을 고수함에 따라, 금번 협상에서 실질적인 진전은 이루지 못함’이라고 밝히고 있다.
정말로 한미FTA 제3차 협상에는 아무런 진전이 없었던 것일까? 연내타결1)을 목표로 한다는 협상이 아직까지도 진전이 없다고 한다. 뭔가 앞뒤가 맞지 않는 것 같다. 서비스/투자와 경쟁분과 논의를 중심으로 숨어있는 1인치를 찾아보도록 하자.
2. 3차 협상에 대한 독해(讀解)
정 부는 ‘서비스/투자 유보안에 대한 상호 내용 확인’을 제3차 협상의 주안점의 하나로 언급하면서 서비스분과 ‧ 투자분과 ‧ 금융서비스분과 ‧ 통신서비스분과에서 일정한 의견교환이 이루어졌음을 보고하고 있다. 또한 경쟁분과에서 ‘정부지정 독점에 대한 “상업적 고려”의무에 독점지정 취지에 부합하는 행위는 해당되지 않음을 확인’했다고 한다.
공 공서비스와 관련한 3차 협상의 결과를 해독해보자. 우선 첫째로 서비스/투자분야에서 유보안의 교환과 유보안에 대한 개방요구목록이 교환되었으나 ‘양국간의 이견차이가 크지 않았다’는 것이다. 미국측 협상대표인 웬디 커틀러도 “지재권, 환경, 노동, 투자, 서비스분야에서 주고받기가 이뤄졌다”고 언급하고 있다.
서비스/투자분야는 상대적으로 쟁점화 되어있는 ‘농업문제’나 ‘개성공단 생산제품의 원산지문제’ 등에 가려지면서 주목받지 못하고 있지만, 양국간의 이견없이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주목되어야 한다.
투 자조항을 비롯해 공공서비스 분야와 관련해서 한국내 비판적 의견이 대두되고 있으며, 미국이 다른 국가들과 체결한 사례 그리고 한미FTA의 원형이 되고 있는 BIT2004모델을 검토해보면 양국간에 심각한 이견이 불가피함에도 이견이 크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것은 미국이 양보적 입장을 가지고 있거나 아니면 한국이 미국의 입장에 동조한다는 의미 중 하나일 것이다. 그러나 미국이 양보적 입장을 가지고 있다는 정보를 우리는 접해본 적이 없다. 따라서 한국정부가 미국의 요구를 대폭 수용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이미 투자/서비스영역은 1차 협상부터 이미 통합협상문을 작성하였고, 투자분과의 ‘협정상 의무’와 관련해 처음부터 큰 이견이 존재하지 않았다고 한다.
두 번째로 정부지정 독점에 대한 “상업적 고려”가 단서조항을 달고 있지만 ‘언급’되었다는 점이다. 정부당국이 지금까지 “미국이 공기업민영화를 요구한 바 없다”, 혹은 “공공서비스와 관련한 우려는 지나친 측면이 있다”라는 언급해 온 것에 비해 이것은 사실상 공기업에 대한 사유화(민영화) 요구로 해석될 수 있다.2) 구체적으로 명시된 것을 제외하고 사실상 모든 것을 개방하는 포괄주의(네가티브 시스템)방식이 적용되는 협상에서 ‘요구한 바가 없다’는 것이 곧바로 제외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또한 ‘우려는 지나친 측면이 있다’라는 표현은 사실상 이 문제가 논의되고 있음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싱가포르와 FTA 협상에서 미국이 핵심 공기업의 민영화·통화당국의 자본통제 장치 철폐까지 요구했던 사실을 우리는 결코 간과할 수 없다.
3. 공공서비스의 시장가 도입의 문제점
알려진 바와 같이 한미FTA에서 공기업 혹은 공기업에서 제공하고 있는 공공 서비스에 영향을 끼칠 협상은 ‘서비스와 투자’, ‘경쟁 분과’에서 주로 다뤄진다.
2 차 협상까지는 공기업 혹은 공공서비스와 관련해서 미국은 특정 사업이나 기업의 시장진입 허용 또는 민영화를 요구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포괄적 의무조항을 만들자고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미국은 정부가 일정 지분을 소유하며 경영을 통제하는 모든 공기업에는 ‘정부로부터 위임받은 권한을 행사할 때 협정의 제반 의무를 이행’하고, ‘상대국 투자자 및 상품·서비스 제공자에게 비차별적 대우를 한다’는 조항을 제시하였으며 또 독점이면서 공기업인 경우에는 ‘판매·구매 등 영업활동은 상업적 고려에 따라 수행’, ‘독점적 지위 남용 금지’라는 두 가지 의무조항을 추가하도록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3)
이 러한 요구를 수용하게 되면 어떤 결과를 초래할 것인가? 양국이 동의하고 있는 ‘상대국 서비스 사업자나 투자자를 차별없이 똑같이 대우하는 이른바 “내국민대우”한다는 기본적 원칙에 따라 이러한 원칙과 어긋나는 경제활동이 벌어지면 협정 위반이 될 수 있는데 대표적으로 공기업사장에 대한 국적문제나 공기업의 외국인지분제한 등이 그에 해당될 수 있다. 일례로 한전이나 가스의 외국인지분율이 각각 40%, 30%로 제한되어 있는데 내국인대우조항에 의하면 이것은 철폐될 수밖에 없다.
3 차 협상에서 재벌규제조항에 이어 독점, 공기업조항이 정식으로 논의된 듯하다. 미국의 정의에 따르면 독점기업(monopolies)이란 국내시장에서 상품 및 서비스의 ‘유일한’(sole) 공급자내지 판매자로 정부가 소유 통제하는 기업으로서 예를 들어 전기, 가스, 수도, 철도 등을 들 수가 있다. 반면 공기업(state enterprises)은 소유지분을 통해 정부가 소유, 통제하는 기업을 말한다.4) 따라서 우리의 현실과 조건으로 보면 ‘독점, 공기업’은 모두가 필수공공서비스와 산업, 기업은행 등 국책은행 도로, 항만 항공공사 등 사회인프라에 해당되는 부문들이 다 포함되는 공공부문이며, 공기업이라고 통칭할 수 있다.
미 국측은 이 기업들에 대해서 1)FTA 준수 2) 판매, 구매시 상업적 고려(commercial consideration) 3) 비차별적 대우 4) 독점지위 남용 금지를 요구하고 공기업에 대해서는 1)과 3)만, 독점기업에 대해서는 네 가지를 모두 요구하고 있다. 필수공공서비스부문에 대한 상업적 고려는 전기, 가스, 수도, 철도 등에 대한 시장가격과 시장경쟁에 대한 요청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설립취지에 맞는 활동을 할 경우에는 해당사항이 없다고 한다.
그러나 ‘설립취지에 맞는 활동’이라는 것 자체가 대단히 추상적이고 애매하다는 문제를 가지고 있으며, 네 가지 요구는 모두 공공부문의 역할과 공기업의 기능을 제거하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점에서 수용이 불가능한 것이다.
주 목할 것은 이러한 요구가 독점·공기업에 대한 의무조항이 북-미 자유무역협정(NAFTA) 이후 도입한 표준 문안에 기초하고 있다는 것이다. 즉, 미국은 양국 간 서비스 및 투자가 개방된다 하더라도 정부가 독점·공기업을 통해 경쟁을 제한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이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장치를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4. 공공부문에서 생산되는 공공서비스의 가격결정 방식
시 장원리가 지배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가격결정은 일반적으로 ‘등가교환’방식으로 나타난다. 자본주의 내에서 존재하는 공공부문은 총자본의 필요에 의해 이러한 시장원리가 작동하지 않은 탈시장영역으로 남겨져 있다. 정치경제학적으로 표현하자면 공공부문은 기본적으로 ‘부등가교환’의 원리가 작동하는 것이다. 생산비와 판매가격의 불일치가 발생한다. 쉽게 말해서 생산자가 손해와 적자를 감수하는 판매행위를 한다. 이것은 자본주의의 기본원리인 사적소유에 어긋나는 예외적 활동이다. 만일 시장원리가 적용된다면 그것은 공공부문으로 존재할 이유가 없어진다. 다음5)에서 예시하는 사례는 공공부문의 역할과 기능을 충분하게 설명하고 있다.
한 국전력공사의 예를 보면 정부의 경제정책 시책에 맞춰 국내 석탄산업 지원을 위해 무연탄연료를 의무적으로 사용하고 LNG도입의 경우 한국가스공사를 경유한다든지, 농업용 등 일부 계약종별에 대해 원가 이하로 전력을 공급한다든지 하는 등의 각종 정책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그밖에도 한전은 정부의 권고에 따라 중소기업기술개발 지원 등에 매출액 대비 3% 수준인 연간 4,000억원 규모의 기술개발자금을 지원하고 있으며 보편적 서비스의 제공을 위해 경제성이 없는 농어촌 및 도서벽지의 전화(電化)사업을 전개하고 있으며 남북관계 개선의 일환으로 북한 경수로사업에 참여하는 등의 정책기능을 수행하고 있다.(김윤자. 2000) 또 최근 한전의 자료에 따르면 1982년에서 2002년까지 소비자 물가는 165.6% 상승한 반면, 전기요금은 2.0% 밖에 인상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소비자 물가를 안정시키는 역할도 해 왔다.
또 다른 예로 철도의 경우를 볼 수 있다. 정부는 철도에 대해 수익구조가 악화되고 그 영향으로 누적부채가 증가하고 있어 구조개편을 시행해야 한다고 공격했다. 그러나 이 철도의 적자는 공기업 특성으로 인한 철도요금의 억제, 수익이 나지 않는 적자노선의 운영 등 의도된 측면이 크다. 예를 들어 철도의 요금 수준은 적정원가 대비 60.9%에 머무르고 있다. 또 도로, 항공, 항만 등의 기반시설은 고정비용이 높고 투자회임기간이 길다는 이유로 건설 및 투자를 국가에서 책임져 왔는데, 철도는 다른 교통수단과는 달리 기반시설에 대한 건설 및 유지보수에 대한 책임을 철도운영자가 맡고 있다. (한국철도 민영화 반대와 공공철도 건설을 위한 연구팀․전국철도노동조합, 2002)
또 철도의 경우는 환경, 국토 이용의 효율성 등 다른 측면에서의 공공성을 생각해 볼 수도 있다. 철도가 정부가 이야기하는 것처럼 수익성이 낮다 하더라도 철도가 주는 눈에 보이지 않는 사회적 이득은 매우 큰 것으로 평가된다. 한국 환경정책 평가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2000년 도로교통의 대기오염 비용이 11조4,310억원이 발생한데 비해 철도는 2,865억원으로 도로의 2.5%에 지나지 않는다. 승객 1,000명과 화물 1톤을 1km 수송할 때 발생하는 환경비용도 도로는 8만5,588원이 드는데 반해 철도는 2만6,164원에 불과하다. 에너지 효율성측면에서도 뛰어나 정부의 ‘에너지 총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철도는 승용차에 비해 18배, 버스에 비해 3.9배, 화물트럭에 비해 8.8배나 에너지 효율성이 높다. 국토 이용률 측면에서도 철도는 도로에 비해 훨씬 적은 면적으로 수송을 담당할 수 있기에 환경파괴나 오염을 최소화 할 수 있다.(전국철도노동조합, 2003)
이외에 KT&G(전 담배인삼공사)의 예도 들 수 있는데, KT&G는 연간 3천억원이 넘는 국내 잎담배 경작 농가의 잎담배를 전량 수매하여 농민소득을 지원하고, 연간 200억원 수준의 경작지원금을 지급하고 있다.
물 론 사기업도 사회에 공헌하는 각종 ‘공공적’ 활동을 한다고 선전한다. 그러나 사기업의 사회공헌 활동과 공공부문이 갖고 있는 공공성에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는데, 공공부문의 활동은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자본주의의 기본원리인 사적소유와 시장의 원리에 어긋나는 활동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은 획득된 이윤의 극히 일부를 재분배하는 것일 뿐, 자본주의 사회의 생산영역에서 발생하는 여러 가지 문제점은 해결하려 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한전이 완전 사유화된다면 농어촌의 소득이 낮다고 해서 전기요금을 싸게 책정하지는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이것은 정부와 자본이 이야기하는 ‘시장’을 왜곡하기 때문이다. 인상된 전기요금 수거로 이윤이 증가했을 때 농어촌을 어느 정도 보조하는 수준에 그칠 것인데, 이것은 자본이 획득한 이윤의 한도 내에서 사회적 보조가 이루어질 수밖에 없는 한계를 갖게 된다. 결국 사회적 서비스가 사적자본의 이윤에 좌우되는 결과를 낳는다. 이렇게 보면 사유화된 한전이 원료 가격이 비싼데도 불구하고 국내 석탄산업 지원을 위해 무연탄연료를 의무적으로 사용하는 등의 정책은 상상하기 어려운 일일 것이고, 사유화된 철도가 기반시설의 건설 및 유지보수 책임을 계속 지거나, 아무런 규제도 없이 KT&G가 국내 잎담배 농가의 잎담배를 전량 구매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일 것이다.
5. 공기업 사유화방식의 다양성
공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공기업을 사유화하는 방식은 다양하다. 매각방식은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는 것에 불과할 뿐이다.
1997년 경제위기 이후 정부가 추진한 공기업과 공기업 자회사에 대한 사유화 방식을 간단하게 살펴보도록 하자. 정부는 사유화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공기업 민영화의 3대 기본원칙」을 발표했다.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 째, 기관별 특성과 시장여건을 고려하여 조기에 사유화가 가능한 공기업은 조속히 사유화한다. 그런데 사유화방식은 주로 매각방식으로 이루어지며, 매각에 있어서도 경영권매각과 지분매각 방식으로 구분된다. 경영권매각은 완전매각을 지분매각은 일부매각을 의미한다. 그러나 지분매각은 경영권매각의 전단계로 인식된다.
둘 째, 규모가 크거나 독점이어서 사유화가 어려울 땐 분할하고 구조조정하여 매각환경을 조성한 후 사유화한다. 한국전력에서 발전자회사를 분할하고, 철도에서 시설공단을 분할하는 것이 그것이다. 또한 현재까지는 실패하고 있지만 가스공사를 3개로 분할하려던 시도도 여기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당장에 사유화된 것은 아니지만 장기적인 사유화프로그램의 일환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셋 째, 사유화가 어려울 땐 폐지하거나 주변부터 외부․민간위탁 한다. 주변사업의 외주․민간위탁은 비용절감을 목적으로 식당, 청소 등 단순기능을 중심으로 이루어졌으나 80년대 말부터 구조조정의 유력한 수단으로 활용되기 시작했다. 정부의 경우 정부기능, 지방정부, 교육훈련기관, 정부산하기관 등에서 광범위하게 이루어졌다. 민간위탁이 직접적으로 소유구조를 변화시키는 것은 아니지만 궁극적으로 사유화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작동된다.
이 렇듯 다양한 사유화방식을 고려할 때 ‘상업적 고려’, ‘공공서비스의 시장가격화’는 공공서비스의 가격결정구조를 변화시킴으로서 공기업의 사유화를 강제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공공서비스의 가격결정은 기본적으로 부등가교환방식이며, 이것은 자본주의적 방식이 아니다. 즉 시장원리가 부정되는 것이다. 그러나 공공서비스 가격결정에서 상업적 고려를 하거나 시장가격을 적용하기 시작하면 공공서비스가 될 수 없으며, 공기업으로 존재할 이유가 사라지는 것이다.
또 한 ‘독점해소’도 사실상 공공서비스를 경쟁체제로 내몰아 공공서비스의 시장가격화를 초래하고 궁극적으로 사유화로 가게 된다. 공기업은, 정부를 대신해 공익을 목적으로 상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다. 공기업에 대한 독점이 허용되는 것도 ‘공공성’을 위해서라는 점에서 독점을 해소하는 것은 공공성을 포기하는 것이다. 특히 전기, 가스, 상하수도, 철도 등 네트워크형 공공서비스는 국민들의 생활에 있어서 필수불가결한 것이다. 그러나 만약 미국 쪽 요구대로 ‘상업적 고려에 따른 영업활동’이 의무화된다면, 필수공공서비스의 요금, 즉 전기․가스․물․철도요금은 급상승할 수밖에 없다. 또한 수익이 남지 않는 ‘보편적인 서비스’도 사라질 수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빈곤층은 물론 일반 서민들도 필수서비스에 대한 접근이 어려워진다. 서비스질의 양극화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다.
이 러한 추론은 IMF구조조정 프로그램에 의해 진행된 공기업 사유화에서 이미 확인된 바 있다. 안양‧부천지역에 지역난방을 공급하고 있는 GS-POWER는 한전과 지역난방공사에서 분리돼 사유화되었으며, 사유화 이후 23%의 이용요금이 상승한 바 있다. 이후에 추가인상을 하려다 주민들의 저항에 직면해 포기하기도 하였다. 또한 가스의 직도입 허용으로 포항도시가스는 소비자에게 공급하는 소매가격을 12% 인상한 바 있고, POSCO는 직도입으로 인한 이익을 가스공사와 달리 사유화하였던 점을 주목해야 한다.
한 편, 내국인대우를 통해서 공공서비스를 미국자본이 제공하게 될 경우에도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공부문은 한 국가의 거시경제정책수단이라는 점에서 초국적자본이 장악할 경우 이러한 수단을 상실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거시경제정책의 일환으로 공공서비스의 가격을 통제할 경우 ‘투자자-정부제소권’6)에 의해 한국정부는 제소당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호주정부가 ‘투자자-정부 제소권’을 미-호FTA를 체결하면서 이를 제외한 것은 바로 이러한 이유에서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한국정부는 투자자-정부제소권을 사소한 문제로 취급해왔다. 오히려 미국은 투자자-정부제소권이 거부될 경우 미의회통과가 어렵다는 이유로 반드시 수용되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6. 맺으며 - 한미FTA저지를 위한 투쟁의 조직화
3 차 협상에 대해 양국대표들은 아쉬움을 표시하고 있지만, 2차 협상결과를 발표할 때의 협상대표들의 경직된 표정과 비교해보면 협상에 적지 않은 진전(?)이 있었음을 유추하는 것이 결코 어려운 일은 아니다. 더군다나 숨어있는 1인치, 의미심장한 표현이 등장하고 있음을 놓쳐서는 안 될 것이다.
국 내의 비등한 비판여론에도 불구하고 한국정부의 태도는 변화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적극적인 홍보대책을 세우는 등 공세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정부의 공세적인 태도로 광범위한 시민사회의 반대투쟁과 공중파방송 이후 급격히 높아졌던 반대여론이 찬성으로 역전되는 현상까지 보이고 있다. 아직은 백중세라는 의견도 적지 않지만 진보진영의 적극적인 반대투쟁이 조직되지 않는다면 IMF 관리체제가 초래한 결과의 10배 이상의 충격이 발생할 수 있다는 한미FTA를 막을 수는 없을 것이다.
10 월23-27일 4차 협상이 한국에서 개최된다. 아무래도 국내에서 개최된다는 점에서 3차 협상에 비해 대중적 관심도가 더 높아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러한 대중적 관심도를 투쟁으로 만들어내는 것이 진보진영의 과제일 것이다. 시급히 4차 협상저지를 위한 실천적 투쟁에 돌입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제 한미FTA저지투쟁은 ‘4차 협상을 저지하는 투쟁’에 머물러서는 곤란하다. 여러 가지 정황과 주객관적 정세를 고려할 때 사실상 한미FTA 협상을 파탄시키는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비상한 계획과 전망을 제시해야 한다.
민 주노조운동은 9.11노사정 야합으로 인한 노동법개악의 위기에 직면해있다. 또한 비정규개악입법안이 법사위에 상정되어 있음은 주지하는 바이다. 산재보험마저 노사정야합에 의한 개악위기에 처해있다. 이외에도 노동자민중의 삶과 직결되어 있는 다수의 법안이 올 정기국회에서 다루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 실적으로 굉장히 많은 투쟁현안들이 놓여있다. 이것은 올 하반기 정세가 비상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이러한 정세를 각개 약진으로는 도저히 돌파할 수 없다. 지금까지 각개 약진하던 각종 현안을 모두 묶어내고 한미FTA, 그리고 주한미군의 평택이전저지투쟁을 총화하는 시점이 도래하고 있다. 노무현정권퇴진과 열린우리당 해체라는 구호로 집중하는 투쟁이 불가피해지고 있다.
공 공연맹은 이미 지난해부터 이러한 정세인식을 바탕으로 총파업투쟁의 불가피성을 강조해왔으며, 11월초 총파업을 조직하기 위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연대가 필수불가결하고 민주노조운동 전체가 투쟁에 나서야겠지만 공공연맹이 투쟁의 깃발을 먼저 올리도록 노력할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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