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월4일 오전11시,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는 가운데, 범국본 오종렬·정광훈 대표의 석방, 범국본 탄압 중단, 노무현 하야 촉구 기자회견이 열렸다.
기자회견에는 한상렬 범국본 공동대표, 표명렬 평화재향군인회 회장, 박정기 유가협 의장, 권오헌 국가보안법 철폐연대 의장, 홍근수 평통사 대표, 전국여성연대 윤금순 회장, 전빈련 김흥현 의장, 민주노동당 김성진 최고위원, 민주노총 허영구 부위원장, 한대련 김지선 의장 등 100여명의 인사들이 참석하였다.
한상렬 공동대표는 여는 말씀에서, “어떻게 이럴 수가 있나. 한미FTA를 일방적으로 졸속 처리하고 정당한 집회와 시위의 자유를 붕쇄하는 것이 불법 아닌가”라고 개탄하며, 두 대표에 대한 구속이 “첫째 한미FTA를 막기 위한 정치적 판단에 의한 것이고, 둘째 진보연대 출범에 대한 방해이며, 셋째 수구보수 세력의 준동”이라고 주장하였다.
이어 규탄 발언이 이어졌다.
전국여성연대 윤금순 회장은 “범국본은 이 일로 더욱 단결하게 될 것”이고, “노무현은 ‘불에 기름을 부었구나’라고 후회하게 될 것”이라고 투쟁의 결의를 다졌다.
전빈련 김흥현 의장은 “처벌받아야 하는 것은 노무현과 그 하수인들”이며, “아무리 탄압해도 민중의 의지를 꺾지 못할 것이며, 한미FTA 비준 저지를 위해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민주노동당 김성진 최고위원은 “임기가 6개월밖에 남지 않은 대통령이 이렇게 한미FTA를 강행할 수 있나”며 “두 분 대표의 구출을 위해 한미FTA 투쟁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결의했다.
김종일 평통사 집행위원장은 한미FTA를 군사동맹을 넘어 경제동맹까지 맺으려 하는 것이라고 규정하고, “허세욱 열사가 분신까지 해서 막으려 했던 것이 한미FTA”라고 투쟁의 의지를 다졌다. 김 위원장은 또한 “구속을 계기로 한미FTA 투쟁을 전면화해야 할 것”이라며, “각료들은 감옥으로, 노무현은 임기 뒤 청문회로 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허영구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미 의회는 자동차와 쇠고기 문제가 진전되지 않으면 비준을 하지 않을 것이며, 따라서 김종훈이 1년에서 1년6개월이라고 얘기한 것은 ‘재협상’ 기간인 것이며, 이에 따라 국내 비준 역시 진통을 겪게 될 것”이라고 현재 상황을 설명한 뒤, “두 분의 구속은 비준 저지투쟁을 막기 위한 ‘예비 검속’”이라고 규정하였다.
규탄발언 이후, 전대석 금융공대위 집행위원장과 김지선 한대련 의장이 기자회견문을 낭독하였다.
기자회견을 마친 이후, 대오는 오종렬, 정광훈 두 대표를 집단으로 면회하기 위해 종로경찰서로 향하였다.
[기자회견문]
오종렬·정광훈 대표를 석방하고, 범국본 탄압을 중단하라!
노무현 대통령은 하야하라!
법원이 원칙과 상식을 외면한 채 끝내 한미FTA저지 범국민운동본부 오종렬, 정광훈 공동대표를 구속하는 폭거를 자행하였다.
서울중앙지법은 "피의자들은 범죄에 대한 소명이 갖춰진 데다 범국본 대표로서 각종 시위를 주도해 왔고 향후 한미FTA 국회 인준을 저지하기 위한 대책을 준비하고 있는 점, 그 밖에 사건 전후 및 수사과정에서의 행적 등에 비춰볼 때 형사사법 절차를 피해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두 대표에게 구속영장을 발부하였다.
검경의 영장 청구와 법원의 구속영장 발부 사유는 한마디로 핑계에 불과하다.
“범죄에 대한 소명”이란 무엇인가? 경찰이 “집회에 대한 허가제는 인정되지 아니한다”라는 헌법의 지상 명령을 거부하고 집회 금지 남발, 원천봉쇄, 상경 차단 등 ‘경찰파쇼’적 망동을 부리는 상황에서 주권자로서의 권리를 수호하고자 한 것을 일컫는 것이리라. 그간 노무현 정부와 경찰당국이 자행한 각종 위헌, 위법 행위들을 도외시한 채, 범국본의 국민적 저항만을 문제삼는다면 이는 본말을 전도한 것이다.
“도망의 우려”가 있다고 한다. 범국본의 두 대표는 7순의 고령이며, 그간 경찰의 조사를 성실히 받아왔다. 25일 영장실질심사에 불응한 것은 29일 범국민총궐기를 앞두고 영장을 청구한 것 자체가 집회를 방해·위축시키려는 불순한 의도였기 때문이었다. 두 대표는 이를 공개적으로 밝혔고, 심사를 29일 이후로 연기해 줄 것을 요구하였다. 그리고 법원은 이를 수용하여 어제로 연기하여 실질심사를 진행하였고, 두 대표가 출두한 것이 아닌가! 도망을 하려면 왜 영장실질심사에 나왔겠는가!
법원은 “향후 한미FTA 국회 인준을 저지하기 위한 대책을 준비하고 있는 점”을 구속영장 발부 사유로 들었다. 참으로 가관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것은 법원이 ‘한미FTA 묻지마 강행’에 동참하겠다는, 정치적 고려로 판단을 했다는 자기 고백이 아닌가! 법원이 스스로 법을 정치의, 한미FTA의 시녀로 전락시키는 것이 아닌가!
결국 법원의 구속영장 발부 사유는 오직 하나, “한미FTA를 반대했기 때문에, 그리고 국민적 저항을 계속하려 하기 때문에 구속하겠다”는 것 뿐이 아닌가?
법원이 론스타 등 초국적 투기자본이나 제이유 등 다단계기업 그리고 재정경제 고위관료들의 각종 부정부패 관련사건에 대해서는 소위 ‘불구속 수사원칙’을 엄격히 지키면서도, 범국본 대표의 사회공익을 위한 국민적 저항에 대해서는 법원이 스스로 공약한 ‘불구속 수사’ 원칙과 법치의 생명인 ‘공정성’을 헌신짝처럼 내팽개친 것은 전형적인 이중잣대의 적용사례라 아니할 수 없다. 이번 구속영장 발부는, 법원이 노무현정부의 범국본 탄압과 ‘한미FTA 묻지마 강행’의 공범이 되기를 자청한, 명백한 정치적 의도의 산물이다. 우리 범국본은 법원의 구속 영장발부를 강력 규탄하며, 즉각 구속영장을 취소하고 두 분 대표를 석방할 것을 요구한다!
주지하다시피 한미FTA 협상은 4대 선결조건을 미리 내주고 준비없이 시작한 졸속협상이고, 밀실협상이었으며, 한미FTA의 체결만에 목매달면서 ‘간도 쓸개도 다 내주면서’ 국민주권과 서민생존권을 팔아넘긴 망국적 협상이다. 또 군사독재시절과 꼭같이 집회를 원천봉쇄하고 농민들이 나락을 모아 만든 광고까지 불허하는 등 반대 목소리를 폭력적․제도적으로 금압하면서 헌법과 민주주의를 유린하였다.
오늘날 이 모든 사태는 기본적으로 한미FTA ‘묻지마 강행’을 주도한 노무현 정부에 그 책임이 있다. 노무현 대통령은 이제 더 이상 국정의 혼란을 초래하지 말고 물러남이 마땅하다.
반민주적이고도 망국적인 한미FTA를 저지하고자 하는 범국본의 투쟁은 국민적 정당성을 가진다. 공동대표 두 분을 구속한다고 한미FTA 저지투쟁이 끝나는 것이 아니며, 우리의 투쟁은 오히려 더욱 더 강력해질 것이다.
노무현 정부는 두 대표를 즉각 석방하고, 범국본에 대한 탄압을 중단하라! 망국적 한미FTA를 강행하고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노무현 대통령은 즉각 하야하라!
2007년 7월 4일
한미FTA저지 범국민운동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