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저지 금융부문 공동대책위원회
출 범 선 언 문
“투기자본 발호를 조장하여, 금융공공성을 파괴하고
사회양극화를 심화시키는 한미 FTA를 반대한다.“
IMF 구제금융 이후 자본시장의 본격 개방과 더불어 국제투기자본들이 글로벌스탠더드와 구조조정의 기치를 들고 한국 자본시장으로 물밀듯 밀려 들어왔다. 그 결과 17조원의 혈세를 퍼부었던 제일은행은 단돈 5,000억원이라는 헐값에 매각되었고, 해외투기자본 론스타는 전․현직 고위관료와 외환은행 경영진의 조직적 지원 속에 외환은행을 불법적으로 인수하였다. 국제적 기업사냥꾼인 소버린과 칼 아이칸은 SK와 KT&G의 경영권 인수를 운운하며 막대한 시세차익을 챙겨가고 있다. 한미은행을 인수한 씨티그룹은 상장폐지 절차를 밟아 금융감독기관은 물론 자본시장의 자율적 감시와 견제마저 피해가고 있다. 이것이 주주와 시장이라는 이름으로 자행되고 있는 외국자본의 전횡이자 글로벌스탠더드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입과 IMF 관리체제를 거치면서 한국 금융시장의 개방 수위는 이미 선진국 수준에 도달해 있다. 하지만 미국은 한미 FTA 협상을 통해 자국의 금융제도를 한국 시장에 그대로 복제함으로써 사실상 금융국경을 없앨 것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이 한미 FTA 금융서비스부문 협상을 통해 한국 금융시장에 요구하는 사항은‘미한 재계회의 ․ 주한미국상공회의소 2005년 정책보고서’를 통해서도 쉽게 예상할 수 있다.
정책보고서의 주된 내용은 첫째, 보다 개방화된 겸업주의 금융시스템으로의 전환 요구이다. 둘째, 우체국․농협․수협․축협 등 준 정부 금융기관들이 민간 기업과 동일한 법규, 세제 및 기준의 적용을 받도록 하라는 것이다. 셋째, 포지티브 규제환경에서 네거티브 규제환경으로 전환 요구이다. 넷째, 금융서비스 부문의 규정과 기준을 보다 개방화된 글로벌 영업기준으로 전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다섯째, 금융서비스 부문 노동시장의 유연성에 대한 증대 요구이다. 여섯째, 금융서비스 부문에 대한 세율 및 과표를 낮추라고 요구하고 있다.
한미 FTA 금융서비스 부문의 협상은 이미 시작되었다. 정확하게 말하자만 본격적인 협상이 시작되기도 전에 정부가 미국측 요구를 사전에 수용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지난 2월 재경부가 발표한 ‘금융투자업과 자본시장에 관한 법률 제정방안’을 보면 자본시장의 겸업화․대형화는 물론 각종 규제 축소와 철폐를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적 투기자본에 대한 효율적 규제가 이루어지지 못한 결과 우리 금융시장이 뼈저린 고통을 겪으며 얻었던 역사적 산 교훈을 정부가 앞장서서 내던지고 있는 것이다. 사실 무분별한 개방과 금융공공성의 원칙을 저버린 정부 금융정책의 결과는 너무도 비참했다. 수많은 노동자들이 길거리로 내몰려야 했고, 돈줄이 막힌 중소기업은 사채시장을 전전해야 했다. 소수의 부자들은 특판예금을 통해 고금리를 보장받고 각종 수수료까지 면제 받고 있지만, 일반 서민들은 정체불명의 각종 수수료만을 물고 있다. 그 결과 우리경제는 심각한 양극화의 그늘에서 허덕이고 있다.
한미 FTA를 통해 금융서비스 시장개방이 본격화 될 경우 미국에 비해 금융소비자 및 투자자에 대한 관련 법체계가 취약한 국내 금융시장의 폐해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각종 규제의 틀 속에서 수십년간 살아온 국내 금융산업 전반의 피해도 상상을 초월할 것으로 사실상 예측이 불가능하다. 국내 금융회사들이나 국민들이 급격한 환경변화에 충분히 적응하기도 전에 외국 투기자본에 의한 시장교란이나 독점적 시장 지배체제가 우려되고 있기 때문이다.
자본주의 경제에서 금융산업의 역할 및 위상은 경제의 동맥과 같은 것이다. 금융자산을 생산적 투자와 서민경제에 재분배하는 금융의 공공적 성격은 경제전반의 균형발전을 위해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에 전국사무금융노동조합연맹 및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과 금융관련 시민단체 및 연구소가 한미 FTA 저지라는 범국민적 흐름에 동참하여‘한미 FTA 저지 금융부문 공동대책위원회’를 출범하게 되었다. 앞으로 ‘한미 FTA 저지 금융부문 공동대책위원회’는 각 부문별 대책위와 더불어 범국민운동본부를 중심으로 한미 FTA 저지 투쟁을 힘차게 진행시켜 나갈 것이다.
2006. 4. 12.
한미 FTA 저지 금융부문 공동대책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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