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착오적인 경찰당국의 무리한 탄압을 규탄한다!
지난 6월 27일 정부측에서 개최한 한미FTA 공청회를 방해했다는 이유로 경찰당국이 이른바 ‘불법행위자’를 사법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한진호 서울경찰청장은 28일 기자회견을 통해 “공청회장에서 단상 점거 등 물리력을 사용해 공청회 진행을 방해한 불법 행위자에 대해 엄정 사법조치하겠다.”고 말했고, 다른 경찰 관계자는 “현장 채증자료를 분석한 결과 네 명 가량이 주도적으로 공청회를 방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신원이 파악되는 대로 출석을 통보하고 업무방해 혐의로 입건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다.
한미FTA저지 범국민운동본부(이하 범국본)는 경찰의 이같은 발표에 대해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한진호 서울경찰청장은 “사회통념상 용인될 수 있는 한계를 넘는 위력이나 물리력” 운운하고 있으나, 우리를 포함한 누구도 공청회 진행과정에서 물리력이나 폭력을 행사한 일이 없다. 그날 참가자들은 경찰의 제지를 뚫고 공청회장에 난입한 것이 아니라, 주최측이 제공한 비표를 받아 정상적으로 입장하였다. 그러나 당일 김종훈 한미FTA협상대표가 개회사를 통해 간단한 인사 수준을 넘어서, 한미FTA 추진의 정당성을 일방적으로 강변하는 미사여구를 쏟아내었다. 도대체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공청회를 개최해 놓고, 의견도 듣기 전에 미리 찬성 의견을 일방적으로 강변하는 개회사를 마구 쏟아내는 것은 공청회 개최의의를 몰각하는 것이어서, 이를 도저히 참지 못한 일부 참가자들이 항의하는 과정에서 소란이 벌어졌던 게 그날 상황이다. 경찰이 말하는 ‘단상 점거’라는 것도, 당시 항의 의사를 단상위의 대표에게 전달하기 위해서 단상으로 올라갔다가 금방 내려 온 것에 불과한 것을 단상점거라고 침소봉대함은 어불성설이다, 또 진행 측에서 공청회의 정회를 선언한 상황에서 단상의 토론참여자들이 철수한 이후에 단 두 명의 참가자가 반대 입장을 담은 현수막을 펼쳐들고 조용히 서 있던 것뿐이고 이후 공청회가 속개 되면서 자진해서 현수막을 접고 단상에서 내려온 것이었는데, 이를 단상점거리고 침소봉대하며 억지 수사를 진행하려는 것또한 시대착오적이다. 당일 현장에 임석한 각 보도기관의 취재진들이 모두 목격하였듯이, 공청회 당일 폭력이나 강제력도 없었고, 단지 평화적인 항의의견 표명만 있었을 따름이었다. 당시 주최측은 공청회 회의장 안에서 공청회 참가자들과 함께 공청회 진행방식과 관련된 즉석 토론을 진행하였고, 마침내 공청회가 종결되는 시점인 오후 5시가 가까워 진 시점인 오후 4시30분 경에 이르러서 공청회 종료를 선언하는 등, 시종일관 마이크를 직접 통제하면서 회의를 진행하였던 것이 객관적인 사실이 아닌가?.
범국본은 공청회 과정에서 수차례 언급한 바와 같이, 이번 공청회가 진정으로 국민의 의견수렴의 과정이 될 수 있기 위해 필수적인, 통합협정문 초안의 공개를 요구하였다. 1차 협상결과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는 상태에서 개최되는 공청회는 의견을 개진할 대상이 불분명한 것이고 올바른 의견수렴의 장이 되기 얿다. 또한 공청회가 지극히 편파적으로 진행되었다. 발표자 22명중 단 5명만이 한미FTA 반대의견을 가진 사람들이었고, 특히 제조업 관련 1세션에서는 6명의 발표자 모두가 한미FTA에 찬성하는 사람들로만 패널이 구성되었고, 반대의견이나 비판적인 의견을 가진 사람들이 단 1사람도 배치되지 않았던 것이다. 심지어는 한국노총, 민주노총 관계자와 정보통신 분야나 공공서비스 분야 등에서 의견제시를 적극적으로 신청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철저하게 배제되었다. 이런 점에서 이번 공청회는 국민들의 의견을 제대로 수렴하는 진정성 있는 공청회가 아닌 한미 FTA를 찬양하는 선전홍보의 자리로 만들려 했던 것이며, 공청회가 파행으로 치닫게 된 가장 근본적인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식으로 있지도 않은 사실을 지어내고 왜곡해서 국민을 우롱하고 협박해도 되는가?
범국본을 비롯해 한미FTA저지에 뜻을 함께 하는 모든 애국시민과 농민, 노동자들은 정부와 경찰의 협박, 나아가 부당한 사법처리에 끝까지 맞서 싸울 것이다. 한미FTA가 가져올 대다수 국민과 후손들의 암울한 장래에 대해서는 일체 말하지 않고 오로지 재벌과 경제 관료들의 입장에 서서 사실을 왜곡하고 호도하는 일부 보수언론에 대해서도 그 추악한 본질을 들추어 폭로해 나갈 것이다.
우리는 정부와 경찰에게 강력히 요구한다. 한미FTA 공청회 불법행위자 4명 사법처리 운운을 중단하라. 만일 그렇지 않다면 정부와 경찰당국은 주권을 스스로 사수하려는 거대한 범국민적 저항에 봉착하게 될 것임을 엄중히 경고한다.
2006. 6. 29
한미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