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한미FTA '재협상‘ 요구에 대해
- 보면 볼수록 미친 짓이다.
미국이 한미FTA에 대해 ‘재협상’을 요구하고 있다.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 헨리 폴슨 미 재무장관, 수전 슈워브 USTR 대표는 10일 공동기자회견을 통해, 미 행정부와 의회가 ‘新통상정책’을 합의했으며 이를 콜롬비아, 파나마, 페루, 그리고 한국과의 FTA 협정문에 반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한 미국대사는 이를 우리 정부에 통보한 상황이라고 한다.
미국의 ‘재협상’ 요구 내용은 5개 노동부문 국제협약 준수, 7개 환경 부문 국제협약의 준수, 제네릭 의약품의 조기 출시를 위한 지적재산권 분야 협정문의 수정, 그리고 자동차, 쇠고기 부문의 한국시장 개방의 확대와 이른바 “무역장벽의 해소” 등이라 한다.
미국의 재협상 요구에 대해 한국 정부는 표면적으로는 펄쩍 뛰며 ‘재협상 불가’를 이야기하면서도, 실제로는 어떤 방식으로 국민들을 한번 더 기만해서 미국의 요구를 수용할 수 있을까 온갖 방법의 ‘언론공작 수법’을 짜내기 위해 골몰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바로 조금전까지도 대통령과 김현종 등 매국 통상, 재경 관료들은 모두 재협상은 있을 수 없는 일임을 강변해 왔다. 재협상 불가를 거듭 천명한 상황에서, 이제 드디어 미국에서 재협상을 요구하고 있다. 그것도 노동권과 환경권 문제로! 한국 재벌들의 반발이 예상되는 것은 물론이다.
‘묻지마 퍼주기 협상’을 하면서도 재벌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분투해왔던 정부는, 이제 ‘미국 상전의 명령을 따를 것인가’, 아니면 ‘한국 재벌들의 이익을 수호할 것인가’라는 자가당착적 상황에 빠져 버렸다. 정상적이라면 당연히 협상의 파기를 즉각 요구하고 나서야 마땅하다. 그러나 그렇게 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때까지 국민들 앞에 공언해 온 것이 국민 기만책이었는가? 아니면 이때까지는 진심이었는데, 지금부터 국민기만책을 써야할 상황에 내몰리게 된 것인가?
우리는 과연 주류언론이 어떤 방식으로 정부당국의 국민기만책을 바람잡고 또 호도해 나갈 것인지 역시 주목하고 있다. 이런 과정에서 한국의 ‘정론지’를 참칭하고 있는 주류언론들 역시 아마도 매우 곤혹스러운 상황에 봉착한 것으로 생각된다. 마찬가지로 평소 “묻지마 추종”해 오던 미국 상전이 놀랍게도 노동권, 환경권을 강화하라고 요구하고 나섰기 때문이리라.
노동권과 환경권은 통상협상과는 별개로 당연히 준수되어야 할 인류의 보편적 권리임이 분명하다. 노동권과 환경권은 한미FTA의 재협상이나 추가협상의 대상이 아니라 한미 양국이 즉각 보장해야 할 기본권이다. 이를 재협상이나 추가협상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기만적이라 아니할 수 없다. 미국이 재협상 대상으로 요구한 사항들, 특히 노동권·환경권과 관련한 내용들은 미국조차 스스로 지키지 않고 있는 내용들이 대부분임을 볼 때, 이번 재협상 요구의 진의가 의심되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요구들은 한편으로는 미 민주당이 자신의 지지기반인 자동차 노조나 환경 단체의 입장을 고려한 ‘면피용 카드’이기도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쇠고기’나 ‘자동차’ 등 아직 추가적 이권이 남아 있다고 보는 여러 분야에 대한 재협상을 요구할 빌미로 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결국 한국정부는 미국상전의 요구와 한국재벌의 이해관계는 모두 반영하지만, 한국의 민중들과 서민들의 이익과 국익을 훼손시키는 방향, 즉 노동권․환경권 분야는 면피성 수준으로 변경하고, 자동차나 쇠고기 등의 분야에서 추가이권을 미국 측에 보장해 주는 방향으로 추진할 가능성이 매우 농후하다. 이 과정에서 각종 입체적 국민기만책을 구사할 것이고, 주류언론들은 이런 방향의 바람잡이와 나팔수노릇에 “최소한의 체면마저 모두 내던지고” 적극 나설 것이다. 그나마 세류에 영리한 언론계의 논객들은, 여기에 동조했다가는 나중에 차마 ‘면피하기 어려운’ 이 사안을, 아예 ‘눈감고 지나가는’ 방식으로 회피하는 간지를 발휘하게 되리라. 이 무슨 미친 짓이냐?
덧붙여, 우리는 한국 국회에 묻고 싶다. 한국 국회는 혈세를 축내면서 뭐 하고 있느냐? 그럴 바에는 “집에 가서 애기나 보는 것”이 더 나은 일이 아니냐? 이권을 향한 싸움박질이나 권력을 향한 합종연횡에는 “귀신”같지만, 국익을 지키고 서민들의 민생보장에는 “등신”같은, 실로 한심하기 짝이 없는 이런 국회는 차라리 없는 것이 더 나은 것이 아닌가?
한미FTA는 보면 볼수록 미친짓이다. 차마 두눈 뜨고는 볼 수 없는 처참한 상황이 연속되고 있고, 또 연속될 것이다. 지금이라도 이 광란의 질주를 멈춰야 한다.
답은 하나다. ‘재협상’이 아니라, ‘졸속 퍼주기 협상’인 한미FTA 협상타결을 전면 무효화시켜야 한다. 노무현 정부는 즉시 한미FTA 협상타결의 무효화를 선언하라!
2007년 5월13일
한미FTA저지 범국민운동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