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87년체제’가 그 마지막 격돌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한미FTA' 추진을 둘러싼 격돌이 그것이다. 그것이 ‘87년체제’의 격돌인 이유는 1987년 이후에 누적되어온 한국사회의 모순 구조가 전면적으로 충돌하기 때문이다. 그것이 87년체제의 ‘마지막’ 격돌인 이유는, 이 격돌의 결과 한국사회는 87년체제와는 질적으로 다른 모습을 띠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아직 그 결과를 예측할 수 없다. 이 격돌이 언제까지 어느 심연에 이르기까지 진행할 지 아직은 세세하게 전망할 수 없다. 다만 7월 한미FTA 2차 협상을 둘러싼 찬반진영의 대립은 그 마지막 격돌의 ‘첫 출발’이 될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6월 워싱턴에서의 1차 협상 이후에, 노무현정권이 한미FTA 협상 강행에 반대하는 국민들을 향해, “한미FTA는 우리의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며 “어떤 국민적 저항과 방해가 있더라도 이 협상을 반드시 관철시키겠다”고 일갈했을 때, 사실 노무현정권은 의식했든 의식하지 못했든 87년체제와 결별하겠다고 선언한 셈이다. 그 선언은 겉으로는 노무현정권의 정치적 승부수로 보이지만, 87년체제의 필연적인 귀결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