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의 시대가 시작된 것인가? 아니면 제국의 황혼이 다가온 것인가? 분명한 것은 적어도 경제적으로 미국이라는 단일한 중심의 지배가 와해되는 임계점을 넘어섰다는 사실이다. 유럽은 유로 체제를 출범시킴으로써 달러로부터 독립된 경제권을 만드는 데 어느 정도 성공했다. EU라는 지역적 국가연합 체제를 구축함으로써 미국이라는 ‘국가연합’에 대응할 나름의 정치적 경제적 몸집을 갖춘 셈이다. 미국의 앞마당이었던 중남미는 미국의 다양한 전략에도 불구하고 지금은 베네주엘라,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을 필두로 미국에서 독립된 국가를 향한 거대한 일보를 내디뎠고 심지어 미국에 대항하는 사회주의적 연대의 전선을 확대하고 있다. 다른 한편 사회주의적 시장경제를 통해 세계의 공장으로서 급속한 성장을 하고 있는 중국 또한 미국에서 벗어난 경제적 권역의 가능성을 슬며시 가시화하고 있다. 한때 한국 정부에서도 관심을 보였던 동북아 경제권의 가능성을, 혹은 아세안을 포함한 새로운 지역 경제권의 가능성을 그저 공허하다고 생각할 수 없는 게 아닐까? 일부 세계체제론자들의 예측처럼 미국을 대신할 새로운 중심으로 부상하려는 것일까? 이에 대항하기 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