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속’ ‘굴욕’ ‘불공정’ ‘날치기’ 이 단어들의 연관성이 무엇이고 공통적으로 표현하려는 바가 무엇인지 선뜻 연상되지 않는다. 하지만 신문과 방송 등 언론을 접한 사람은 누구나 한미FTA 협상 언저리에 붙는 수식어라는 사실을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올봄부터 시작된 한미FTA 협상이 이와 같이 우울한 단어들로 덕지덕지 뒤덮은 채 온 국민의 질타와 비난을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21세기 한국경제의 마지막 희망이라는 국정홍보처의 갖은 홍보에도 불구하고 농민, 노동자, 자영업자, 중소기업인, 시민, 게다가 여당 국회의원들까지 힘을 합쳐 협상의 중단과 원천적 무효를 주장하는 작금의 현실이 아이러니하기까지 하다.
난 증권회사에 몸담고 있으면서 노동조합운동을 하는 활동가다. 며칠 전 습관적으로 펼쳐든 신문에 이런 기사가 있었다. ‘미국측에서 전문인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통합협정문을 영문으로만 작성하고 영문본만을 공식문건으로 채택하려한다’라는 내용이었다.
순간 뭐 이런 개뿔따구 같은 협상이 다있냐는 생각이 들 수 밖에 없었다. 가끔씩 TV를 통해 방영되는 협상테이블을 보면 김종훈 수석대표와 웬디 커틀러 수석대표가 통역없이 프리하게 대화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