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정선은 골이 깊다. 깊은 골은 높은 산이 만들어 냈다. 깎아지를 듯 우뚝 솟은 산은 정선아라리를 낳았으며, 정선 사람들의 착하고 힘찬 심성까지를 아우른다. 요 며칠 추위가 맹위를 떨쳤다. 강은 제 몸을 덮기 위해 얼음을 깔았다. 산골 마을에 어둠이 깔리자 정선읍내에 있는 신협 건물 앞으로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초 저녁이지만 추위로 인해 오가는 이마저 뜸하다. 단란한 가정의 가장들이 집을 나선 이유는 며칠째 이어지는 '한미FTA 저지를 위한 촛불집회'를 하기 위함이다. 낮에는 수매할 나락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