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루의 태양이 떠오른다. 책상 앞에서 하루의 대부분을 보낼 때는 느낄 수 없었던 따사로운 봄햇살에 어느새 살결도 제법 그을린 듯. 그러나 내리 쪼이는 햇살에 익어가는 것은 살결만이 아닐 것이다. 햇살 차곡차곡 담아 곡식이 영글고, 걸으면서 던지는 우리들의 질문 또한 농익어가겠지.
대장정 3일째. 오늘 하루도 힘찬 결의로 시작했지만, 그간 쌓인 피로는 슬슬 우리들의 발걸음을 붙잡는다. 발을 절룩이는 사람도 있고 숨이 가빠오는 사람도 있다. 바람 한 점 없는 아스팔트길을 걷고 또 걷다 보면 어느새 내가 왜 걷고 있는지도 잊어버리곤 한다. 오직 이 길을 다 걸어야 오늘 하루 몸을 누일 곳에 도착하겠지라는 생각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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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옆의 친구가 외치는 구호 소리에 문득 정신을 차린다. “새만금에 생명을, 대추리에 평화를, 한미 FTA 반대, 투쟁!” 또 다른 친구들은 노래를 불러 기운을 북돋는다. <우리의 말이 우리의 무기>, 빨간 자전거가 직접 곡과 가사를 지은 대장정의 주제곡이다.
거기에 ‘민중시인’ 고추장이 새로운 가사를 덧붙여 어느덧 가사가 10절에 이르렀다. “새만금에 둑을 터라~백합조개도 함께 외친다” “산을 헐어 바다 메우는 죽음의 행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