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3차 협상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지난 싱가폴 의약품 분야 별도 협상에서 ‘약제비 적정화 방안’에 대하여 16가지나 되는 요구사항을 들고 나왔던 미국이 이번 협상에서는 특허권 강화 등을 포함한 다양한 요구들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냉전 시대 군수 산업보다, 신자유주의 시대인 지금, 은행보다 더 높은 이윤을 남긴다는 다국적 제약회사. 그들과 그들의 하수인들 미 대표부들이 무엇을 요구할까.
에버그리닝
하나의 의약품에는 화학적 조성물 관련 특허, 의약적 용법 관련 특허, 생산과정에 대한 특허 등 다수의 특허 조항들이 들어갈 수 있다. 에버그리닝은 제약 회사들이 새 특허 조항을 하나만 추가해도 특허 기간을 연장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조항이다.
예를 들어 ‘두통약’으로 게보린을 팔았다고 치자. 두통약 게보린의 특허기간이 끝나갈 무렵 ‘치통약’으로 허가를 받아서 다시 특허를 연장한다. 두통·치통약으로 팔던 게보린, 다시 ‘생리통약’으로 특허를 연장해 가는 것이다.
허가-특허 연계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의약품의 안전성과 효능 심사를 관장하고 있다. 그런데 미국은 식품의약청이 특허 업무까지 보도록 요구하고 있다. 식품의약청이 의약품 심사를 할 때, 이 약품이 다른 특허권자의 특허 권리를 침해하는지 확인까지 한 후에 약품 승인을 내주라는 것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제네릭 약품 승인을 늦추고, 따라서 다국적 제약회사의 이윤을 극대화 시키려한다.
식약청은 ‘까스활명수’가 안전한지, 소화를 잘 시키는지 확인해서 승인을 내면 되는 것이지, 이 약이 ‘까스명수’나 ‘위청수’ 특허권자의 이익을 침해하는지까지 조사해야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
왜 식품의약청이 특허청이 관장해야 할 특허 업무까지 보야야 하는가. 미국 FDA조차도 특허 업무를 보기 위한 자신들의 인력과 자원이 부족하다고 한다.
유사의약품 자료독점권
현재 동일한 성분, 동일한 효과를 가진 ‘동일 의약품’에만 적용되는 자료 독점권을 ‘유사 의약품’까지 확대하라고 한다.
우선 ‘유사의약품’이 뭔가? 시민단체들은 유사의약품을 성분은 달라도 효능은 같은 의약품으로 해석하고 있다.
현재 한국 제네릭 제약회사들은 유사 의약품 허가 신청을 낼때 특허권자(다국적 제약회사)가 가지고 있는 자료를 이용할 수 있다. 이 자료들을 이용함으로써 비용을 줄이고, 더 빠른 시간안에 값싼 약품들을 시장에 내놓을 수가 있는 것이다. 그런데 미국은 이 자료들을 이용하지 못하게 하겠다는 거다. 이런 유사의약품들이 시장에 늦게 나올수록 다국적 제약회사는 더 많은 돈을 긁어갈 수 있게 될 것이다.
미국이 ‘포지티브 리스트’를 받아들여 주겠다고해서, 마치 우리가 이긴 것처럼 착각하지 말자.
지금 미국이 들이밀고 있는 이 무시무시한 조항들 앞에서 포지티브 리스트 힘없이 무너질 것임이 자명하다. 포지티브 리스트를 미끼로 정말 그들에게 중요하고, 돈되는 것들을 얻어가려 할 것이다. 두 눈을 부릅뜨고 3차 협상에서 저들이 무엇을 ‘협상’할지 똑똑히 보자. 민중의 건강권과 생명권을 담보로 장사를 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저들에게, 우리 정부에게 똑똑히 보여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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