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 거짓말
제목 [독소조항 뜯어보기 ①] 투자자-국가 소송제도
번호 2085 분류   조회/추천 930  /  265
글쓴이 범국민운동본부    
작성일 2010년 12월 01일 11시 54분 38초

한미 FTA 독소조항 뜯어보기 ①

 

 

투자자-국가 소송제도

 

한미 FTA는 최악의 자유무역 모델

 

현재 한미 FTA 재협상은 미국이 자동차와 쇠고기에 대한 추가 양보를 강력하게 요구하고, 한국 정부는 국내의 반발을 최소화하는 수준에서 ‘원만하게’ 문제를 처리하려고 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한미 FTA는 자동차와 쇠고기의 문제만이 아니다. 한미 FTA의 핵심에는 투자자, 곧 자본의 이익을 절대적으로 보장하는 내용이 있기 때문이다.

 

과거의 자유무역협정(FTA)은 상품무역의 관세를 낮추는 것이었다. 하지만 1990년대 이후 WTO 체제에서 ‘무역과 관련이 있다’는 이상한 논리로 투자, 지적재산권, 농산물 등이 자유무역협상의 대상으로 포함되었다. 한미 FTA는 이러한 확장된 자유무역 모델을 더욱 극단으로 밀고 갔다. 따라서 한미 FTA가 비준되면 단순히 상품무역뿐만 아니라 공공영역, 금융, 노동, 환경, 문화 등 경제활동과 사회의 모든 영역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사실상 ‘한미 경제통합협정’과 다를 바 없는 것이다. 이런 일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바로 한미 FTA에 도사리고 있는 갖가지 독소조항이다.

 

투자자-국가 소송제도: 기업의 이익은 누구도 침해할 수 없다

 

한미 FTA의 대표적인 독소조항은 투자자-국가 소송제도다. 미국기업(초국적 자본)이 자신의 이윤 확보를 방해하는 한국의 법과 제도를 국제기구에 제소 할 수 있는 권리를 갖게 되는 것이다.

 

가령 미국 민간의료보험 회사가 한국의 건강보험제도 때문에 영업활동을 할 수 없다며 국제기구에 한국을 제소할 수 있다. 기업의 이익을 최고로 여기는 ‘투자자의 자유’ 논리에 따르자면 의료보험회사가 소송에서 이겨 한국 정부가 거액을 배상해야 할 수도 있다.

 

투자자-국가 소송제도에 따르면 정부의 규제로 인해 기업이 소유권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하게 된다면 그 피해만큼의 금액을 정부가 보상해야 한다. 법률 용어로는 ‘간접수용’이라고 하는 것이다. 과거의 ‘직접수용’이 공공의 목적을 위한 재산권의 직접적 박탈(국유화에 대한 보상)을 의미했다면, 간접수용은 기업의 미래소득 창출에 영향을 끼치는 모든 요소에 대한 규제를 의미하게 된다. 예를 들어 환경․보건 규제도 기업이 미래에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권리에 대한 침해라며 심판할 수 있게 된다.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법 위의 법

 

더 큰 문제는 우리의 입법권, 본질적으로는 민주주의의 핵심인 인민주권의 원리가 심각하게 침해될 것이라는 사실이다. 투자가-국가 소송제도에 따르면 투자국의 입법부가 제정한 법률이 중재심판의 대상이 된다. 즉 소수의 중재심판관이 한국 법률이 초국적 기업의 권리를 침해하는 ‘위헌’인지 아닌지를 결정하게 된다.

 

얼마 전에 김종훈 통상본부장이 기업형 슈퍼마켓(SSM) 규제법이 한-EU FTA에 위배된다고 주장해 논란이 되었다. 한-EU FTA 체결 당시 유통업을 개방하기로 했기 때문에 SSM 규제 강화는 협정에 위배된다는 것이다. 자유무역협정이 기업의 이익을 위해 입법권을 제약하고 사회제도를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건이었다.

 

한미 FTA가 비준되면 국내법과 같은 효력을 지니게 된다. 이에 따라 투자자, 즉 기업의 이익을 절대화하는 한미 FTA는 한국의 헌법을 사실상 바꾸는 것과 동일한 효과를 발휘한다. 이렇게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법 위의 법, 국민보다 높은 심판관을 새롭게 만드는 것이 바로 투자자-국가 소송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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