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란의 월드컵이 지나갔다. 하지만 끝이 아니다. 첩첩산중이다. ‘제2의 한일합병’, ‘IMF 10개’ 등으로 표현되는 한미FTA 2차 협상이 코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위기는 곧 기회이다. 1차 협상이 미국 워싱턴에서 진행된 관계로 위력적인 투쟁을 벌여내지 못한 반면, 2차 협상은 많은 사람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수도 서울에서 진행된다고 한다. 이제 투쟁을 행하는 것만 남아있을 뿐이다.
2차 협상 vs 7월 투쟁
정부는 1차 협상에서는 양측의 입장을 확인한 정도이고 본격적인 협상은 이제 시작이라고 한다. 시작이 반이라고 했던가? 그렇다. 정부는 ‘이제야’ 시작이라고 우기지만 지난 1차 협상은 사실상 ‘절반’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실제 6월 5일부터 진행된 1차 협상에서는 총 17개 협상분과 중 13개 분야에 걸쳐 통합협정문이 작성되었다. 물론 통합협정문 작성이 협상의 완료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의견차이가 심한 4개 분야에서는 통합협정문조차 작성되지 못한 점을 감안한다면 협정문 작성 자체가 가지는 의미는 적지 않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번 2차 협상에서는 품목별․분야별 개방 범위를 설정하는 상품 양허안 및 서비스․투자 유보안을 다룬다고 한다. 결국 2차 협상을 마치고 나면 한미FTA협상은 사실상 완성단계로 접어들게 된다. 특히 9월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2차 협상과 정상회담을 경과하면 한미FTA 협상은 사실상 종결된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2차 협상에 대응하는 7월 투쟁은 단순히 하반기 총궐기투쟁을 가기 위한 과도기가 아니라 그 자체로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 결국 7월 투쟁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한미FTA를 저지시킬 수도 있고 한미FTA의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을 수도 있게 되는 것이다. 7월 투쟁은 한미FTA저지 투쟁의 분수령이다.
협상장과 노무현 정권이 해답.
투쟁을 하는 데 있어서 어디를 타격할 것인가는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과거 반신자유주의 운동의 유구한 흐름을 살펴볼 때, 특히 협상 저지 투쟁 - 그것이 다자간 투자협정 저지투쟁이든, WTO각료회의 저지투쟁이든, 아펙 반대 투쟁이든 - 의 역사를 살펴보면 단 한 차례도 협상장을 주 타격대상으로 삼지 않은 적이 없다. 이유는 간단하다. 실질적으로는 물론 상징적으로도 협상 저지 투쟁에 있어서 협상장 자체가 가지는 의미가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번 한미FTA 저지 투쟁에 있어서도 이런 ‘원칙’은 변함이 없다. 특히 한미FTA 협상이 한국과 미국을 한차례씩 오가면서 진행된다는 점과(당연하게도 9월에 진행되는 3차 협상은 미국에서 개최된다), 전술한 바와 같이 9월이면 사실상 협상이 종결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에서 진행되는 2차 협상 시기에 협상장을 강하게 압박하여 협상자체를 실질적으로 무력화시키는 것은 이번 투쟁의 성패를 좌우하는 매우 중요한 지점이다.
이와 더불어 이번 투쟁의 정치적 목표를 명확하게 세워야 한다. 한미FTA는 단순히 ‘협상’만의 문제가 아니다. 한미FTA는 어느 날 불쑥 튀어나온 것이 아니다. 한미FTA는 신자유주의 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하고 있는 노무현 정권의 산물이자 요체이다. 이것이 ‘협상’만을 타격하는 것으로 한미FTA를 저지시킬 수 없는 이유이다. 결국 한미FTA를 저지하기 위해서는 신자유주의 정책을 일관되게 확장/관철하고 있는 노무현 정권에 대한 투쟁을 본격화해야한다.
협상장과 노무현 정권. 그것이 해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