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9일. 한미FTA 저지를 위한 두 번째 민중총궐기가 다가오고 있다. 지난 11월 22일 진행된 첫 번째 민중총궐기에서 지역을 중심으로 분노한 민심이 표출되자, 보수 언론과 공권력은 한미FTA 반대 시위 자체를 “폭력 시위”, “폭동”으로 규정한 채 집중 공격하고 있다.
이미 민중총궐기 훨씬 이전부터 빈민대회를 꼬투리삼아 교통혼잡, 폭력시위 운운하며 분위기를 잡더니, 이제는 아예 노골적으로 한미FTA에 대한 쟁점과 언급은 생략한 채 한미FTA 반대운동 자체를 “폭력 행위”로 몰아가는 마녀사냥을 하고 있다. 한미FTA라는 죽음의 협상을 아무런 준비도 없이 밀어붙이고, 그 과정에서 발생한 자신들의 사회적 폭력과 정치적 위기를 “폭력 시위 카드” 한 장으로 면피해보고자 하는 셈이다. 노무현 정부는 다가 온 11월 29일, 12월 6일 민중총궐기에 대해 “무관용”이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노골적인 협박과 공안정국 만들기에 혈안이 되어 있다.
11월 29일 두 번째 민중총궐기를 앞 둔 지금의 상황에서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지금의 투쟁이 적절한 합의와 양보로 봉합될 수 없는 성격의 투쟁이라는 사실이다. 한미FTA 저지 투쟁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협상의 실익이나 한미FTA 체결을 지연시키기 위한 투쟁이 아니다. 한미FTA 저지 투쟁은 특정 분야의 이권을 지키기 위한 투쟁은 더 더욱 아니다.
지금의 투쟁은 한미FTA로 대변되는 신자유주의 세계화로 인해 오랫동안 축적된 민중의 생존권을 확보하기 위한 투쟁이자, 광우병과 의약품과 같이 노골적으로 죽음을 강요하는 자본의 무차별적인 폭력에 대항하는 물러 설 수 없는 투쟁이다. 그리고 이러한 사회적 폭력을 보장하고 있는 노무현 정부의 실체를 드러내는 투쟁이다.
노무현 정부가 시간과 역사를 되돌리면서까지 한미FTA 반대 운동을 광폭하게 탄압하고, 노골적으로 공안정국을 조성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노무현 정부와 초국적 자본을 비롯한 지배권력은 오히려 한 치의 양보도, 한 치의 물러섬도 고민하고 있지 않다. 가속화되는 삶의 빈곤화로 죽던, 광우병으로 죽던, 약 값이 없어서 죽던, 인간보다 이윤을 선택한 지배권력에게 있어 민중의 삶은 그 결과가 이미 정해져 있을 뿐이다.
지금 이 순간 노무현 정부가 농민, 노동자, 빈민, 장애인 등에게 강요하고 있는 “평화”는 “평화롭게 살 권리”가 아니라 “평화롭게 죽을 의무”에 다름 아니다. 지배권력은 자신들 소수가 누려야 할 권력과 이윤에 아무런 관심도 가지지 말고 수많은 사람들이 “알아서 순종하고 사라져 줄 것”을 바랄 뿐이다. 그들은 이러한 자신들의 바람을 “평화”라고 강요한다.
11월 29일 민중총궐기는 지배권력에 의해 왜곡되고 강요된 평화에 대한 우리의 화답이 될 것이다. 물론 그 화답은 멈추지 않는 투쟁, 진정한 평화에 대한 지치지 않는 실천이 될 것이다.
우리는 한미FTA와 같은 사회적 폭력이 중단되는 것이 바로 평화라고 생각한다. 광우병을 강요하지 않는 사회, 초국적 제약회사보다 인간의 생명이 존중되는 사회, 군사주의와 전쟁동맹보다 호혜적 교류와 문화가 우선되는 사회, 자본의 이윤보다 인간과 생태가 존중되는 사회... 우리는 이러한 평화를 지키기 위해 11월 29일, 아니 그 진정한 평화가 보장되는 순간까지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평화로운 투쟁을 지배권력과 보수언론이 “폭력”이라고 규정한다면, 우리는 아무런 거리낌 없이 “폭도”가 될 것이다. 한미FTA라는 죽음의 협상은 물론이고, 모든 사회적 폭력과 억압에 반대하려는 투쟁, 인간이 인간답게 살기 위한 투쟁, 인간과 생태가 조화롭게 공존하기 위한 투쟁, 우리와 다음 세대가 평화롭게 살기 위한 투쟁... 우리는 지배권력과 보수언론이 강요하는 거짓되고 비굴한 평화가 아니라 정의롭고 살아있는 평화를 선택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