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9일 오후 4시,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가운데 종로 르 메이에르 건물 앞에는 사람들이 하나 둘씩 모여들기 시작했다.
지난 6월 16일 미국의 공식요청으로 진행된 '한미FTA 재협상' 역시, 일방적 퍼주기로 마무리되었음에도, 정부는 체결을 강행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대학로와 종묘공원에서 각각 집회를 마치고 행진을 진행한 노동자, 농민, 빈민, 학생 등은 이날 간헐적으로 내리는 비에 아랑곳 없이, '한미FTA 체결 반대' 함성을 드높였다.
서울에서만 2만여명의 인원이 참석한 이날 집회는 전국적으로도 광역도시 별로 대규모로 진행되었다(첨부한 지역 투쟁 현황 참고)
이날 집회 참가자들은 각 부문대책위 대표들이 낭독한 결의문을 통해 "오직 투쟁만이 이 망국적 협정을 무효화시킬 수 있"기에, "적극적인 대중투쟁으로 한미FTA 끝장내자!" 고 결의했다.
<6월 29일 지역 투쟁 현황>
전북
- 오후2시, 민주노총 사전집회 / 장소미정
- 오후3시, 총궐기대회 / 전주시청 -> 관통로 4거리까지 행진(한나라당, 열린우리당 방문), 마무리
* 총 5000명 가량
광주전남
- 오후2시, 총궐기대회 / 광주시청앞
- 오후2시30분, 민주노총 집회(광주시청 비정규직지회문제와 결합) / 광주시청앞
* 총 3500~4000명 가량
경남
- 오후2시, 한미FTA저지, 경제침탈 미국반대, 민중생존권쟁취, 비정규확산법저지 경남도민대회 / 창원 만남의 광장 -> 한나라당경남도당까지 행진
* 총 4,000명~5,000명 가량
부산
- 오후1시, 지자체 3대 요구 쟁취 결의대회 / 시청뒤편 등대광장
- 오후2시, 총궐기대회 / 시청 앞 -> 서면까지 행진
* 총 2800명 가량
울산
- 오후3시, 총궐기 대회 / 울산 시청 앞
* 총 4,000명 목표
대구
- 오후2시, 총궐기대회 / 국채보상공원 ⇒ 농협 중앙회 경북도지부, 열린우리당, 한나라당으로 행진 (한나라당 앞에서 5시경 마무리)
* 총 3000~4000명 가량
경북
- 파업 대회 관련, 포항 또는 경주에서 진행(논의중)
* 총 2000~3000명 가량
제주
- 오후4시, 민주노총 집회 / 제주시청
- 오후5시 집결, 제주시청 -> 동문로터리까지 행진.
- 오후6시, 총궐기대회 / 동문로터리
[결의문]
망국적 한미FTA협상 졸속체결을 즉각 중단하라!
노무현 정권 퇴진하라!
결전의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
노무현 정부는 미국의 ‘재협상’ 요구를 모조리 받아들이고 망국적 한미FTA 재협상까지 끝내 최종 타결하였다. “재협상은 없다”라고 큰소리치던 통상 관료들은 슬그머니 입장을 바꾸고 1박2일 협상을 밀실에서 단 세 번 정도 실시하고는, 미국의 요구대로 ‘받아쓰기’하는 수준으로 재협상까지 끝내 버렸다. 간도 쓸개도 모두 다 내주는 노무현 정부와 통상, 재경 관료들의 매국적 행위는 역사에 길이 “반역으로, 또 범죄로 기록”될 것이다.
이들의 ‘사실상의 국적’은 역시 ‘한국이 아니라 미국’이었음이 확인되고 있다! 이제 이 ‘한국인같이 생긴 미국인’들은 한편으로는 국민들의 반대를 폭력적, 제도적으로 압살하면서, 내일 자신의 사실상의 조국으로 날아가 협정문 서명을 강행하려 하고 있다!
지난 1년 6개월 간의 한미FTA 협상 과정은, 시작부터 끝까지 졸속으로 점철되었으며, 어떤 국익에 대한 고려나 원칙도 없이, 목표는 그저 ‘체결을 위한 체결’ 오직 하나 뿐이었다는 것을 명명백백히 보여주고 있다.
공개된 협정문은, 그나마 수혜분야로 지목했던 자동차, 섬유 분야에서도 협상 이익은 불투명하거나 미세한 반면 이를 대가로 자동차세제 개편, 자동차 기술표준에 대한 제약, 사상초유의 스냅백 조항 수용, LMO 검역 사실상 포기 등의 어처구니 없는 협잡거래가 자행되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농업, 쇠고기, 의약품, 지적재산권 분야 등에서 한국이 입을 피해는 이루 상상하기조차 쉽지 않을 지경이다.
서비스 부문은 어떠한가? 개방하지 않을 업종만 열거하고 나머지는 모두 개방하는 ‘네거티브 리스트’제도의 채택, 한번 개방한 것은 다시 되돌릴 수 없다는 ‘역진불가능(래칫)’ 조항, 또 ‘미래 최혜국대우(MFN)’ 조항 등으로 엮어져 있다. 이는 우리 세대의 참화에 그치지 않고 우리 후손들 세대의 가능성까지 미리 잠식하는, 도저히 씻을 수 없는 ‘범죄적 과오’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
이밖에도, 협정문 속에는 ‘투자자 대 국가 제소’제도의 도입과 사법주권의 무력화, 위생검역주권의 사실상 와해, 정책주권을 사실상 침해할 각종 위원회 설치 등을 통한 미국 개입의 중층적 구조화 등 국민주권을 기저에서부터 위협할 수 있는 각종 독소조항으로 가득하다.
협상 결과 뿐만이 아니다. 협상 추진의 과정에서, 노무현 정부는 민중이 피로 쟁취한 민주주의를 후퇴시켰다. 군사독재시절에 그리하였던 것처럼 집회를 원천봉쇄하고, 집회 참가자의 서울 상경을 각 지역에서부터 막아 나서는가 하면, 농민들이 십시일반 거둔 나락으로 만든 광고까지 불허하였다. 어디 그뿐인가, 정당한 파업을 하는 금속노조에 대한 강경 탄압 방침, 범국본 대표들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등 오늘 총궐기를 막아서기 위해 이성을 상실한 탄압으로 일관하고 있다. 노무현 정권은 헌법과 민주주의를 유린하고, ‘총칼’이 아닌 ‘악법과 돈’으로 새로운 독재의 시대를 열었다.
협상의 결과와 묻지마 강행의 과정은, 임기말 한미FTA에 목을 매단 노무현 정권이 정책적으로, 도덕적으로 완전히 파산했음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이제 우리는 더 이상 이 정권의 만행을 지켜볼 수 없다!
오만과 독선으로 이 나라의 미래를 미국에 저당잡히고, 나라의 주권과 민중의 생존을 송두리째 팔아먹도록 마냥 내버려 둘 수 없다!
오직 투쟁만이 이 정권의 망동을 중단시킬 수 있다!
오직 투쟁만이 이 망국적 협정을 무효화시킬 수 있다!
적극적인 대중투쟁으로 한미FTA 끝장내자!
거대한 민중의 함성으로 매국정권 끝장내자!
- 한미FTA 체결을 즉각 중단하라!
- 범국본 오종렬, 정광훈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즉각 철회하라!
- 한미FTA 반대투쟁에 앞장선 금속노조에 대한 탄압을 중단하라!
- 헌법유린 중단하고 집회자유 보장하라!
- 졸속, 밀실, 매국적 한미FTA 강행하는 노무현 정권 퇴진하라!
2007년 6월29일
한미FTA저지 범국민운동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