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후배 영화인 여러분께 드리는 신년인사
“ 2007년, 우리는 반드시
스크린쿼터 투쟁 승리의 축배를 들 것입니다 ”
존경하는 선후배 영화인 여러분!
600년 만에 도래한 황금돼지해, 2007년이 힘차게 밝았습니다. 국민 모두 떠오르는 새해를 바라보며, 희망찬 한해를 소망했습니다. 그런데 우리 영화인들은 가슴 한 구석에 스크린쿼터 축소라는 묵직한 돌덩이를 안은 채, 새해를 맞이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2007년의 국내외 정세는 우리에게 끝까지 투쟁하면 승리할 수 있다는 확신과 용기를 주고 있습니다. 먼저, 존경하는 선후배 영화인 여러분과 가정에 큰 복이 넘쳐나기를 진심으로 기원하며, 인사 올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스크린쿼터 축소의 원인, 한미FTA 협상이 엉망진창입니다.
한미FTA 6차 협상이 1월15일부터 서울에서 진행됩니다. 그런데 협상이 횟수를 거듭할수록, 난관에 봉착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전혀 양보할 생각이 없고, 오로지 한국의 양보만을 이끌어 낸다는 속셈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미국 중간선거에서 보호무역주의를 추구하는 민주당이 상하원을 장악하면서, 그것이 더 심해지고 있습니다.
미국은 한국의 핵심 요구인 반덤핑 개선조치에 대해,“미국 법률의 제・개정을 요구하는 만큼 수용하지 않겠다.”고 거부했습니다. 그러면서도 한국에게는 법률의 제・개정이 필요한 사항을 강요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의 자동차 세제 인하도 버티고 있습니다. 대신 미국은 광우병 쇠고기 수입을 자유화할 것, 한의사 시장을 개방할 것, 스크린쿼터를 73일 이하로 축소하거나 폐지할 수 있도록 현행유보로 할 것 등을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습니다. 한편 최근 산자부가 의뢰한 연구용역보고서에 의하면 한미FTA는 10만3,696명의 실업자를 만든다고 합니다. 한마디로 엉터리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것입니다.
만약 이러한 내용으로 협상이 체결된다면, 그것은 나라를 송두리째 말아먹겠다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상상도 못한 국민적 저항에 직면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미 지금도 한의사들이 새롭게 투쟁에 나서는 등, 한미FTA 저지투쟁의 기운이 계속 상승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정치가 대선국면으로 접어들었고, 정치권도 쉽사리 동의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정치권과 전문가들 속에서는 한미FTA 협상이 무기한 연기되거나 중단될 수 있다는 예측을 조심스럽게 내놓고 있습니다.
그러나 방심할 수 없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특유의 안하무인으로 한미FTA를 강행하겠다고 합니다. 한미FTA 저지투쟁의 물꼬를 텄던 우리 영화인들이 두 눈 부릅뜨고 투쟁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스크린쿼터가 희생양이 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일부에서는 이렇게 우려합니다. 한미FTA는 물 건너가고, 협상의 전제조건으로 반 토막 나버린 스크린쿼터만 희생양이 되는 것 아니냐고 걱정합니다. 그럴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영화인들은 그렇게 나약하지 않습니다. 지난 1년간, 우리는 폭염과 추위 속에서도 풍찬노숙하며, 혼연일체가 되었습니다. 146일간의 천막농성과 1인 시위, 대규모 집회, 문화제, 깐느영화제 원정투쟁을 전개했습니다. 그것을 통해 국내적으로는 스크린쿼터 축소의 부당성과 한미FTA 협상의 기만성을 폭로하며 국민들의 공감대를 얻었고, 국제적으로는 깐느영화제 이사회의 한국영화인 투쟁 만장일치 지지라는 쾌거를 이루었습니다. 한미FTA 투쟁의 거대한 물줄기를 개척한 우리는 스크린쿼터만 희생양이 되도록 방치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것만이 아닙니다. 우리에게는 두 가지 희망적 소식이 있습니다. 드디어 유네스코의 <문화다양성 협약>이 캐나다, 멕시코, 프랑스, 스페인, 스웨덴, 말리, 페루, 카메룬 등 30개국 이상의 비준과 기탁을 마치고, 오는 3월 18일 국제법적 발효를 앞두고 있습니다. 각국 문화정책 수립의 자주권을 보장하는 <문화다양성 협약>의 국제법적 발효는 우리 영화인들에게 매우 커다란 의미와 힘을 갖습니다. 바로 <문화다양성협약>이‘제6조 당사국의 권리’에서 스크린쿼터 제도를 국제적으로 보장하고,‘제20조 타국제법과의 관계’에서 WTO, FTA 등 국제통상협정에서 문화조항의 해석과 적용은 문화다양성 협약에 의거해 이루어져야함을 명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유엔 기구를 통해 우리 투쟁의 정당성이 세계적으로 인정되는 것입니다. 우리는 한국 국회가 시급히 세계문화다양성 협약을 체결하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한편 국회 문화관광위는 오는 2월 임시국회에서, 스크린쿼터를 영화진흥법에 못 박는 정병국 법안을 다루기로 합의했습니다. 여야의원 38명이 연명한 영진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우리는 한미FTA 협상과 상관없이, 또한 노무현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축소한 시행령과 상관없이 스크린쿼터 146일을 지켜낼 수 있습니다. 영화인대책위는 많은 관심을 가지고, 개정안이 관철되도록 만들 것입니다. 물론 이것은 우리 영화인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정신으로 투쟁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국회를 압박해야 가능합니다.
백척간두의 한국영화, 그러나 우리는 반드시 승리할 것입니다.
한국영화 현장의 상황은 예상보다 엄혹합니다. 스크린쿼터 축소의 후유증이 상상보다 클 것 같다는 전망도 내놓습니다. 그럼에도 노무현 정부는 기만과 발뺌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김명곤 장관은 이미 스크린쿼터를 반 토막 내놓고선, 한미FTA 협상에서 한국영화를 지키겠다고 기만합니다. 청와대는 고양이가 쥐 생각하듯 한국영화 위기의 핵심은 스크린쿼터 축소가 아니라 다양성 부족 때문이라고 하며, 벌써부터 스크린쿼터 축소의 책임으로부터 도망치려 안달합니다. 한미FTA 협상의 전제조건으로 스크린쿼터를 반 토막 내놓고도 적반하장으로 영화인들을 집단이기주의로 몰아붙였던 노무현 정부를 우리는 결단코 용서하지 않을 것입니다.
존경하는 선후배 영화인 여러분!
우리의 투쟁은 단 하루도 쉬지 않고 이어져 왔습니다. 오늘도 청와대 앞에서는 우리 영화인과 영화를 사랑하는 시민들이 161일째 1인 시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용기를 냅시다. 스크린쿼터 원상회복할 수 있다는 신심을 잃지 않고, 새해를 맞이하여 새롭게 우리의 결의를 확인합시다. 올 연말 대선이 끝나기 전에 우리는 한국영화 승리의 축배를 들 것입니다. 우리는 이깁니다. 반드시!!
끝으로 다시 한 번, 선후배 영화인 여러분과 여러분 가정에 행복이 깃드는 한해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영화 현장과 스크린쿼터 원상회복 투쟁의 마당에서, 항상 밝은 얼굴로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정해년(丁亥年) 새해 아침
「문화침략 저지 및 스크린쿼터 사수」영화인대책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