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5 한미FTA저지 보장촉구 기자회견문>
자유롭고 평화로운 집회자유를 보장하라!
한미FTA 협상이 막바지로 접어들었다. 협상은 이미 논란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명백한 굴욕, 퍼주기 협상으로 전락하였다. 무역구제, 개성공단 등 한국 측의 기대 이익은 대부분 사라졌고, 그 반면에 자동차, 농업, 쇠고기, 의약품, 방송개방, 지적재산권, 투자자-정부 제소, 비위반제소 등 대부분의 분야에서 미국의 요구가 속속 관철되고 있다.
더욱 놀라운 것은 미국측이 협상 타결 그 자체에 급급해 하는 한국 측의 약점을 간파하고 협상에 임박한 시점에서 상식을 뛰어넘는 무리한 요구를 강요하고 있는 점이다. 이로 인해 자동차, 농업, 투자자-정부 제소 제도 등에서 상상조차 하기 어려운 ‘비참한’ 결과가 생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 당국은 수십억 국민의 혈세를 써가며 눈 먼 광고를 내보내고 있으며, 다른 한편으로는 농민들이 십시일반 거둔 성금을 통해 제작한 방송광고를 가로막고 있다. 또한 한미FTA 반대와 관련된 모든 집회와 시위를 불허하고 전국 각 지역에서 집회에 참가하려는 사람들을 출발지에서부터 원천봉쇄하였을 뿐만 아니라 마침내는 집회 참가자들을 무자비하게 폭행하고, 심지어 취재중임이 분명히 확인되는 기자들까지 마구잡이로 폭행하는 구시대적 만행을 자행하였다.
지난 3월 8일에는 각계, 각층의 사회원로와 정치인이 비상시국회의를 열고 협상중단을 요구했으며, 범국본은 3월 12일 제8차 협상이 끝나는 시점에 즈음하여 무기한 단식농성에 돌입하였다. 그리고 8일 뒤인 3월 25일에는 한미FTA 저지를 위한 집회를 가지려 한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최근 정치권 일각에서 터져 나오고 있는 새로운 움직임에 주목한다. 제7차 협상에서 민주노동당 국회의원 전원이 노상 단식투쟁을 진행한데 이어 김근태, 정동영, 천정배 등 범여권의 저명한 정치인들이 경찰의 만행을 규탄하고 한미FTA 협상의 즉각 중단 또는 국민투표를 요구하였다. 이어 3월 16일에는 여야 국회의원 38인이 기자회견을 통해 한미FTA 협상의 중단을 요구하였다.
사실 그동안 제도 정치권이 보여준 모습은 기만과 무능, 직무유기의 연속이었다. 나라 경제의 근간을 좌우할 한미FTA 협상에 대해 국회의원과 정치인들은 성실한 조사와 진지한 관심과 토론은 커녕 기본적인 개념조차 이해하지 못하는 무능과 무성의로 일관하였으며, 심지어 ‘개방과 쇄국’, ‘친미와 반미’와 같은 기만적인 이분법을 통해 국민여론을 호도해 왔다.
상황이 이러했기 때문에 범국본을 비롯한 반대진영은 수많은 집회와 토론, 미국 원정투쟁을 통해 한미FTA에 대한 국민적 여론을 대변해 왔다. 최근 정치권에서 터져 나오는 목소리가 만사지탄의 아쉬움은 있지만, 뒤늦게나마 정치인으로서의 책임을 다하고자 하는 자세로 보고 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이에 범국본은 3월 25일로 예정된 집회를 정치권의 움직임과 국민대중의 요구를 반영하여 자유롭고 평화적인 집회로 치를 것이다. 이제 곧 우리는 합법적인 절차에 따라 경찰당국에 집회신고를 할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이미 수차례 밝힌바와 같이 이 집회를 평화집회로 진행할 것이다. 우리는 경찰이 이번에는 종전과 같은 자의적인 집회금지통보를 하지 않음으로써, 헌법을 유린하고 법률을 위반하는 직권남용을 중단하고 헌법에 보장된 국민의 기본권을 지키는 본연의 자세를 유지하기를 엄중하게 촉구한다.
진실과 허위, 정의와 불의의 경계는 더 이상 논란의 필요가 없을 정도로 명확하다. 범국본은 우리의 주장이 제대로 국민들에게 전해질 수 있다면 상황이 보다 분명해질 것으로 확신한다.
우리는 지난 기간 경찰이 보여준 초법적인 만행을 잊지 않고 있다. 경찰은 제 멋대로 집회와 시위를 불허하고 공황과 터미널에서 서울 상경을 막아 나섰으며 일반시민은 물론 기자에게까지 무차별 폭행을 자행하였다. 이렇게 헌법을 유린하고 실정법을 교란하면서 폭력을 자행 경찰 책임자는 마땅히 엄중 처벌되어야 한다.
만약 경찰이 자유롭고 평화적인 집회를 진행하고자 하는 우리의 요구를 무시하고, 또다시 정당한 집회와 참여를 원천봉쇄한다면, 이후에 발생할 모든 책임은 경찰에 있음을 분명히 밝힌다. 지난 날 경찰은 독재정권의 하수인이 되어 국민들의 권리를 짓밟고 민주화운동을 탄압했던 치욕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정당한 국민적 요구를 강권으로 억누를 경우 국민적 저항은 더큰 규모로 폭발할 것임을 엄중 경고한다.
2007년 3월 17일
한미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