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고위급 협상 규탄 기자회견문>
한미FTA 고위급 협상을 즉각 중단하라!!
- 밀실야합 기도를 강력히 규탄한다!!
3.19.~3.21. 서울과 워싱턴에서 각각 세갈래의 고위급 협상이 개최된다. 보도에 따르면 워싱턴에서는 김종훈-커틀러간의 수석대표 회담과 섬유분야의 별도 협상이 진행되고 서울에서는 농업 분야의 고위급 협상이 진행된다. 우리는 이번 고위급 협상이 밀실야합, 굴욕적인 퍼주기 협상으로 가는 한미 양국의 파렴치한 음모가 마지막 단계에 이르렀다고 보고 이를 모든 국민의 이름으로 강력히 규탄한다.
이번 한미FTA 협상의 가장 큰 문제점은 협상의 내용이 언급하기 민망할 정도로 불균형. 불평등하다는 점이다.
이번 고위급 협상의 의제는 대부분 미국측의 요구를 수용할 것인가의 여부와 관련된 문제이다. 투자자-국가간 소송제도 중 간접수용 대상에서 조세ㆍ부동산정책 제외, 기간통신사업자에 대한 외국인 투자지분 제한 완화, 금융위기 때 자금유출입 일시 정지제도, 저작권 50년에서 70년으로 연장, 농업분야 등 대부분의 쟁점이 미국측의 요구와 관련되어 있다.
반면 한국측의 주된 요구라는 사항은 ‘묻지마 타결’의 실상을 은폐하기 위해 국민을 기만하기 위한 ‘사기 행각’에 지나지 않는다. 한국측 협상안의 실질적인 이익인 반덤핑의 경우 이미 작년 12월 미 무역대표부(USTR)가 미 국내법의 개정을 필요로 하는 사항을 수용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미 의회로 의견서를 보냄으로써 이미 사실상 끝난 사항이고, 그 결과 그나마 남아 있던 의제인 ‘비합산조치’마저 8차 협상을 전후하여 한국측이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협상은 실익은 전혀 없는 상태에서 ‘묻지마 타결’의 외양을 갖추기 위한 연극에 불과하다.
더욱 심각한 점은 협상이 타결 시한이 다가오고 한국정부가 ‘묻지 마’ 협상의사를 명확히 함에 따라, 미국측의 요구가 보다 강경해 졌다는 점이다.
자동차 분야에서 미국측은 ‘자동차 세제 개편’, ‘관세인하’, ‘표준 제.개정 시 투명성 강화’ 등을 요구하며 압박의 강도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그 반면에 미국측 자동차 분야의 관세인하는 한국측의 수용 여부와 연계하고 그것도 ‘즉시 철폐’가 아닌 ‘3년내 철폐인가 10년내 철폐인가’에서 쟁점이 형성되고 있다.
섬유분야는 한미FTA에서 한국측이 얻을 수 있는 몇 되지 않는 기대분야였다. 그나마 따지고 보면 섬유분야의 수출기대 효과는 미국측이 한국측의 요구를 전부 수용할 경우 2~4억불에 그칠 정도였고, 다소 단순화시켜 비판한다면 한국정부가 한미FTA 협상의 실익을 강변하기 위한 정략적인 쟁점에 불과한 것이라고 비판되기도 하였다. 문제는 우리의 이런 초보적인 요구마저 미국측이 양보를 거부하면서 막판에 고위급 협상의 대상이 된 것이다.
말해 보라. 자동차와 섬유의류 분야에서 관세인하조차 하지 않겠다면 한미FTA 협상에서 한국측이 얻을 이익 중에 남은 것이 무엇인가? 이런 참담한 결과가 된 것은 전적으로 우리 정부가 4대 선결조건을 미리 내주며 스스로 협상력을 소진하고 또 3월말까지 협상타결을 강조하며 미국측에 양보를 거듭한 결과 때문에 비롯된 것이다. 미국측은 한국측의 대책없는 저자세를 이미 간파하고, 차마 믿겨지지 않는 수준의 요구마저 막판 시점에 집중하고 있다. 그 결과 우리는 모든 것을 양보하고도 협상의 ‘묻지마 타결’을 ‘분장’하기 위해, 고위급 협상을 열어야 하는 비참한 상황으로 내몰리고 만 것이다.
이번 고위급 협상의 또다른 문제점은 이번 협상이 최종 타결을 위한 보다 큰 야합의 전초전이고, 밀실 야합을 주도하는 집단이 우리 국익을 지킬 의지도 능력도 없는 고위관료들이라는 점이다.
보도에 따르면 3.19.~3.21.의 고위급 협상은 2.26.-2.28.의 김현종-슈워브간의 장관급 협상, 나아가 3.30.을 전후한 시점에서 노무현-부시 사이의 전화 통화협상으로 이어질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심각한 것은 지난 3.9. 노무현 대통령이 한덕수 한미FTA체결지원회 위원장을 총리로 임명한 점이다.
여러 차례 지적했던 것처럼 김현종은 4가지 협상 조건을 아무 대가없이 내주고 미 의회에 날라가 협상 개시를 선언했던 사람으로, “한국인의 탈을 쓰고는 있지만 머릿속은 미국을 위한 생각으로 꽉차 있는” 사람으로 비판받고 있으며, 한덕수 총리지명자는 한중 마늘협상 당시 ‘불법 이면 합의’를 통해 국익을 팔아 넘기고도 영전과 승진을 거듭했던 “매국노”의 전형이라고 비판받고 있다. 이런 자들이 고위급회담 운운하며 밀실 협상을 좌지우지하는 것은, 결국 나라와 민중의 생존권을 팔아 넘기려는 파렴치한 음모가 노골화되고 있다고 아니할 수 없다.
한편 더욱 주목할 점은 고위급 협상을 앞두고 제도권 언론과 FTA반대운동에 대한 통제가 강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보도에 따르면 이번 고위급 협상은 철저히 비밀협상으로 진행되고 있고, 심지어는 “30여 명 규모의 취재단이 워싱턴으로 몰려오자 협상장인 메이플라워 호텔에 이들이 묵는 것을 고의로 방해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프레시안 보도)고 한다. 또 헌법을 유린해 가면서까지 한미FTA 반대 운동을 ‘군사독재시절의 수법인 원천봉쇄’ 방식으로 마구 탄압하고 있으며, 심지어는 농민과 영화인이 함께 제작한 광고마저 불허하며 시민과 기자들까지 폭행했던 ‘경찰파쇼’적 작태가 확대재생산될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작년 12월 이후 정상적인 협상대신 고위급 밀실 협상이 난무하고, 또 협상 내용이 제대로 공개되지 않는 이유는 협상 내용이 공개할 수 없는 수준이고 반대여론을 폭력으로 억누르지 않고서는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참담하기 때문이다. 언론 지면을 통해 확인된 사실만으로도 협상의 손익은 분백하다. 정상적인 사고력을 가진 사람이라면 이 협상은 이미 오래 전에 중단되었어야 했다.
우리는 노무현정권과 협상단이 마구 퍼주기해서라도 ‘묻지마 타결’로 매진해 가고 있는 작금의 매국적 작태를 중단하지 않고, 계속 강행한다면, ‘정권퇴진투쟁을 비롯한 범국민적 저항’에 직면할 것임을 엄중히 경고한다.
2007년 3월 19일
한미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