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그간 ‘한미FTA저지 범국본’이나 한미FTA에 비판적인 의견을 내는 사람들에게 “FTA괴담을 유포하고 있다”고 비난하며, 범국본 또는 한미FTA 비판자들이 마치 근거없는 거짓말을 일삼고 있는 것인양 매도해 왔다. 그러나, 사실은 이와 정반대로 범국본이 거짓말이나 과장을 한 것이 아니라, 거짓말을 한 것은 청와대와 정부가 하였다는 사실이 오늘 또다시 확인되었다.
청와대와 정부는 지금까지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유전자조작생명체(LMO)’ 문제에 대해 “한미FTA의 사안이 아니며, 미국과 기술협의 수준의 논의를 한 것”일 뿐이라는 주장을 거듭해 왔다. 그러면서 한국협상단이 ‘섬유’부문의 서푼어치도 안되는 일부 관세철폐를 얻어내기 위해 국민의 건강과 생명이 걸려 있는 LMO문제를 바꿔치기하였다는 범국본과 일부 언론사들의 주장이 사실무근이라고 주장해왔다.
심지어는 최근 청와대가 한 언론사(한겨레신문)를 저열한 언어로 강도높게 비난하며, 실수로(!) ‘LMO’ 문제를 예로 들며 또다시 “FTA 사안이 아니었다”는 주장을 하였다. 결국 참다 못한 한겨레신문은 농림부와 산자부 등의 문서를 증거로 제시하기에 이르렀다.
이 기사에 따르면, 농림부의 ‘LMO 관련 한미간 기술협의 추진상황 보고’라는 문건에는 ▲미국 농업수석협상관이 제시한 LMO 관련 주요 쟁점사항을 놓고 산업자원부, 외교통상부, 농림부, 보건복지부 등 여러 정부 부처가 따로 모일 정도로 비중있게 논의했다는 문구가 들어있었고, 심지어 ▲식용·사료용·가공용 LMO와 후대교배종 관련사항(미국 요구사항)은 ‘합의’해줬다는 문구까지 들어가 있다. 즉 그 ‘기술협의’는 청와대의 주장처럼 ‘전문가들끼리 기술적 문제를 논의만 하는 자리’가 아니라 사실상 ‘협상’의 자리였던 것이 확인된 것이다.
기사에 따르면, 또한 산자부의 또 다른 문건(이 문건은 제목조차 ‘한미FTA 위생검역 관련 LMO 협상 현황’으로 되어 있다고 함)에서는 “섬유협상에서 어제(2007.3.30.) 스콧 퀴전버리 미 섬유수석협상관은 LMO에 대한 우리쪽 입장 개선 여부에 따라 양허 개선을 할 수 있다는 입장을 표명”했다는 사실이 확인되었으며, 또 “우리 부(산자부)는 31일 새벽1시에 LMO 관련 우리쪽 입장을 미 쪽에 전달”했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즉, ‘섬유부문의 일부 양허개선’과 ‘LMO 검역기준 완화’ 사이의 바꿔치기가 이루어 진 것이 분명하게 확인되었다.
이 정도면, 이토록 뻔뻔하게 공개적으로 국민을 기만해 온 것에 대해 노무현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공개사과하고, 관련 협상책임자와 홍보책임자를 파면하는 것이 순리가 아닌가?
노무현 정부는 광우병 위험이 있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강행하여 전국민들을 광우병 위험에 노출시킨 것도 모자라서, 서푼어치도 되지 않는 ‘섬유’부문의 일부 양보를 얻기 위해 전세계적으로 우려의 대상이 되고 있는 ‘유전자조작 생명체(LMO)'에 대한 검역조차 축소하려 하고 있다. 그리고는 그 실상이 알려지는 것이 두려워서였겠지만 단지 “기술협의만 했다”라고 거짓말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우리는 이러한 정부의 모습을 보면서, 이 정부가 과연 협정문을 진실하게 공개할 것인지 의구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실제로는 가장 중요한 쟁점내용이 들어 있는 부속합의서(SIDE LETTER)를 공개하지 않는다던지, 아니면 지난번 ‘한․중 마늘협상’ 때처럼 이면합의를 해 놓고도 거짓말하면서 국민들을 기만한다라던지 그 어떤 종류의 기만 술책이 진행되고 있는 것인지 매우 걱정되는 상황이다.
따라서 우리는 이런 기만책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협정문을 공개할 때 만일 이면합의가 있다라던지, 아니면 공개하지 않은 부속서류가 합의된 것이 있을 경우에는, 그런 행위를 형사처벌하도록 입법하기를 강력히 촉구한다.
노무현 정부는 다가올 후환이 두렵지도 않은가?
당장 협상 내용을 국민에게 전면 공개하고, 이 위험천만한 한미FTA 강행 놀음을 중단하라!
2007년 4월 27일
한미FTA저지 범국민운동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