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 거짓말
제목 [릴레이 기자회견6] 시청각-미디어 분야
번호 655 분류   조회/추천 2890  /  496
글쓴이 범국민운동본부    
작성일 2007년 06월 07일 14시 57분 22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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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문]

미래방송의 주권을 포기하자는 것인가?



 잠시 동안의 우리의 방심에 후회 막심할 따름이다. 자신의 안일함과 게으름, 나태함에 참담함과 부끄러움을 금치 못하는 바이다. 1년 3개월에 걸친 한미자유무역협정 반대, 시청각미디어 개방 반대의 투쟁을 해 왔으면서, 막상 ‘타결’이 된 후 우리는 진실 대면의 책무를 방기해 버렸다. 그래서 방송위원회가 협상을 잘 했다고 자화자찬할 때, 노대통령이 덜 내줘서 유감이라고 할 때도, 우리는 말장난 그만 두라는 비난을 되풀이하는 것으로 그쳤다. 몇 번의 세미나로 협상결과를 비판하는 생색만 냈을 뿐이었고, 그 이상의 조직적 대응 없이 지금까지 두 달의 귀중한 시간을 무력하게 보냈다. ‘비준 반대’라는 구호만 외치고 있었다.


 지난 5월 25일 협상문 전문이 공개되고도 제법 많은 시간이 흘렀다. 그리고 이제야 시청각공대위는 눈을 뜨고 억압된 진실, 왜곡된 진실을 겨우 볼 수 있게 되었다. 아니 명백한 진실과, 눈만 있으면 누구나 쉽게 간파할 수 있는 명백한 진실과 대면할 수 있게 되었다. 한미자유무역협정이라는 것이 얼마나 불평등한 조약인지를, 한국사회의 미래를 미국 거대 초국적 자본에게 내다파는 모욕의 비대칭적 협약인지를 보여주는 생생한 증거를 확인하게 되었다. 한국 방송의 미래를 미국의 거대 미디어복합기업들에게 넘기는, 한국 방송의 정책을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에게 넘기는 기막힌 불륜 현장을 발각하게 된 것이다.


 방송위원회는 케이블TV에서의 개방에도 불구하고 많은 미래유보 조항을 얻어냄으로써 사실상 협상에서 이긴 것이나 진배없다고 했다. 과연 정말 그러한가? 미래유보 내용에 빠지지 않고 따라 다니는 수많은 단서조항들에 대해 여기서 일일이 언급하지 않겠다. 다만, “그러한 조치는 미국산 애니메이션 콘텐츠의 현행 시장접근을 중대하게 손상시키지 아니하여야 한다”는, “다만, 이로 인하여 소비재의 수요가 미미한 비디오의 보유로 귀결되어서는 아니 된다”는, “객관적인 기준에 기초해야 하며 필요 이상으로 교역 제한적이거나 부담스럽지 아니하여야한다”는 단서조항들이 뜻하는 바를 소상하게 해명하기를 공식적으로 요구할 따름이다.

  

 단서조항들은 방송위가 떠벌인 미래유보 조항들을 사실상 무력화할 정도로 치명적이다. 협상결과에 관한 방송위와 정부의 은폐공작은 또다른 데서 탄로난다. 부속서 II의 미합중국의 유보목록 중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분야 유보내용을 보면, 가히 충격적이고 엽기적이다. 너무나 뻔뻔스러운 미국 측의 일방주의, 너무나 노골적인 한국 측의 종속주의에 통탄을 금치 못하게 된다. 눈이 있으면 보라! 한국에는 없는 내용이 별(*)표로 덧붙여 있다. 그 별 것 아닐 것은 데에 놀라운 내용이 담겨 있음을 방송위원회, 외통부, 청와대는 알고 있었던가? 알고 있으면서도 협상을 타결시켰던가? 알고도 자화자찬하고 아쉽다고 유감을 표했던가? 아니면 정말 그렇게도 무식한가?


 입에 담기 차마 부끄럽다. 수치심과 분노 때문에 그 문구를 제대로 읽기조차 싫다. 그렇지만 역사에 이 반역적 협상의 진실을 기록하기 위해, 그 잘난 협상 주인공들의 반사회적 범죄행위를 남기기 위해 또박또박 새겨두고자 한다. “연방통신위원회는 다른 국가가 미합중국의 서비스 공급자에게 실질적인 경쟁 기회를 부여하는지 여부를 결정한다.” 미국에는 있으나 한국에는 없는 내용이다. 간단히 말해, 한국이 여러 미래의 규제 권리를 갖지만 그것이 미국 기업들의 이익을 해치는지 여부는 FCC가 결정한다는 뜻 아닌가? 미국 미디어 기업들의 이익을 위반하지 않는다고 FCC가 결정하는 한도 내에서만 방송위원회가 특정 조치를 채택하거나 유보할 권리를 갖는다는 뜻이지 않은가? 결국 무늬만의 한국의 ‘권리’고, 결국은 FCC가 ‘결정’한다는 것 아니가?


 대체 이 보다 더 일방적이고 굴욕적인 조항이 어디에 있는가? 이 비굴한 조항만큼이나 한미자유무역협정 자체의 비대칭성, 불평등성을 생생하게 반증하는 게 어디 있겠는가? 우리는 이런 주권 모독적 협상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 오히려 방송주권을 내다판 미친 협상에 ‘타협’한 거짓영웅들을 탄핵한다. 폭력적 한미자유무역협정에 공포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 방송주권의 침탈, 공영방송의 해체, 공적영역의 붕괴를 가져올, 민주주의의 위기를 심화시킬 한미FTA라는 괴물이 마침내 몸을 드러냈다. 최후의 결전이다. 말이 아닌 몸의 싸움 시간이 다가온다. 시청각미디어공대위는 사회와 공익, 문화를 게걸스레 먹어치울 괴물에 비준저지라는 최후의 무기로 대적코자 한다. 온갖 독소조항을 내뿜는 괴물을 시민여론, 민중연대라는 무기로 반드시 저지할 것이다.


2007년 6월4일

한미FTA저지 시청각·미디어 공동대책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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