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 기자회견문>
한미FTA 국회비준동의안
17대 국회처리를 강력히 반대한다
한미 FTA 국회비준동의안이 지난 2월 13일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에 졸속 상정되었다. 이어 지난 2월 15일에는 국회의원의 방청도 거부한 파행적인 공청회가 열렸다. 2월 18일에는 노무현 대통령과 이명박 당선인이 모처럼 회동하여, 한미FTA 2월 국회 처리에 뜻을 함께 했음이 언론에 보도됐다. 더구나 오는 2월 25일 대통령취임식에는 한미 FTA 협상수석대표였던 웬디 커틀러와 전미 육우목축협회장 앤디 그로세타까지 와서 축하를 할 예정이라고 하니 광우병 위험이 있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압력은 또 얼마나 하고 갈지 우려스럽다.
한미FTA에 대해 많은 전문가들이 경제적 실익은 미미하고, 사회 양극화는 더욱 심화될 것이며, 우리 농어업, 농산어촌은 더욱 벼랑 끝으로 내몰릴 것이라는 지적을 협상과정 내내 제기해 왔다. 또 우리 헌법과 법률에 위반되는 내용이 가득하다는 것도 입증되었다. 경제적 이익만이 아니라 사회제도와 법, 식탁안전, 보건의료 서비스의 질, 환경과 노동 등 다차원적 분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신․ 구 행정부의 수장이 오만과 독선의 발걸음을 내딛고 있는 것이다.
이에 우리는 한미FTA 국회비준동의안의 17대 국회처리를 반대하며, 다시 한 번 다음과 같이 그 이유를 밝히고자 한다.
첫째, 한미 FTA 비준동의안을 17대 국회에서 처리한다는 것은 필연적으로 졸속, 부실 심사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총선을 앞둔 17대 국회는 실질적인 심의가 가능한 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기간동안 농업, 수산업, 의약품, 자동차, 투자, 서비스, 금융, 섬유, 보건의료, 노동, 환경, 전자상거래 등 총 17개 분야에 걸친 방대한 협상내용에 대해 내실있는 심의를 하기란 불가능하다. 국회비준의 무리한 추진은 요식행위만 거치고 의결하겠다는 의지라고 밖에 볼 수 없다.
둘째, 더구나 미국의회 역시 연내 비준절차에 착수할 의사가 없는 것이 거의 확실하다. 행정부의 협상내용을 국회가 찬찬히 검토하고, 분석하여 그 득실을 따진 후에 비준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마땅할 것이데, 상대국이 당장 비준할 의사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면밀한 검토 없이 우리가 먼저 비준해야한다는 것은 납득이 어렵다. 더욱이 미국 경제위기가 장기불황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마당에 ‘선점효과’운운하며 국민들을 현혹시키는 행위는 더욱 용납이 어렵다.
셋째, 벼랑 끝에 내몰린 우리나라 농어촌이 더욱 피폐해질 것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지금도 우리 농촌은 10년 이후에는 농사지을 사람이 없을 정도로 심각한 어려움에 놓여있다. 여기에 기름값, 사료값, 비료값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의 인상으로 심각한 경영위기까지 겪고 있는 실정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특단의 대책을 내놓지는 못할망정 한미 FTA비준동의안 17대 처리라는 극약처방을 하겠다면 이는 농어민에 대한 배신이고, 사형선고다.
넷째, 쇠고기 수입은 한미FTA와 별개라는 것이 수차례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정부와 정치권이 끊임없이 연계시켜 부당한 통상압력을 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국민의 식탁을 위협하는 행위다. 최근 캘리포니아에서 최대규모의 쇠고기 리콜 사태가 발생한 사실은 미국의 광우병 통제 시스템이 얼마나 허술한지를 보여주었다. 이러한 가운데 미국 축산업계는 최근 30개월령 이상의 캐나다산 쇠고기의 수입을 허용(2007년 11월)한 미국 농무부를 상대로 법원에 소송을 진행 중이라고 한다. 정부의 결정이 자국내 광우병 위험을 증가시키고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위협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런 미 축산업계가 한국에는 이중적인 잣대로 자국산 쇠고기 수입을 요구하고 있으니 어처구니가 없는 일이다. 미국의 광우병 통제시스템이 완벽해 질 때까지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는 절대 불허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이 같은 이유로 한미 FTA 비준동의안의 17대 국회 처리를 반대하며 양당 교섭단체와 정부당국, 그리고 이명박 당선인 및 새정부가 18대 국회에서 안정적으로 통상절차법을 제정하고, 내실있는 심의와 검증을 거친 후 한미FTA 국회비준동의안을 처리하기를 요구한다. 우리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17대 국회 처리를 강행한다면, 이를 저지하기 위한 강력한 대응으로 맞설 것임을 밝혀둔다.
2008년 2월22일
국회의원 강기갑, 권영길, 이영순, 천영세, 최순영, 현애자
한미 FTA 저지를 위한 범국민대책본부